2019년 7월 30일 화요일

[우주] '달 궤도 정거장' 위치가 정해졌다

gateway2.jpg » 미국항공우주국과 유럽우주국이 확정한 게이트웨 공전 궤도. 유럽우주국 제공
나사-유럽우주국, 루나 게이트웨이 궤도 확정
달 3000~7만km 지점서 7일 주기로 타원 공전

2024년 미국의 달 재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에서 쓰일 달 궤도 정거장 '게이트웨이'의 위치가 정해졌다. 우주선에서 달 착륙선으로 갈아타는 환승역으로 쓰일 게이트웨이의 공식 명칭은 '달 궤도 플랫폼 게이트웨이'(LOP-G=Lunar Orbital Platform – Gateway)다. 고정된 위치가 아닌 달 궤도를 도는 정거장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몇달 간에 걸친 토론 끝에 최근 수직헤일로궤도(NRHO=Near-Rectilinear Halo Orbit)라는 공전 궤도를 선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달이 지구를 도는 공전 궤도와 거의 수직 방향으로 달을 도는 궤도다. 그 모양이 달의 후광(헤일로)처럼 보인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gateway-orbit-1.jpg » 게이트웨이(왼쪽)에 우주선이 도킹하는 장면 상상도. 유럽우주국 제공

나사가 정한 게이트웨이 공전 궤도는 달 표면에서 3000km의 근지점과 7만km의 원지점 사이를 도는 타원형 공전 궤도다. 지구에서 볼 때 달을 둘러싸고 한쪽에 치우친 형태로 7일에 한 번씩 달을 공전한다. 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달에 우주선을 보내는 발사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gateway5.jpg » 게이트웨이에서 본 달과 지구 상상도. 유럽우주국 제공
게이트웨이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공전 궤도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 다음엔 접근성이다. 게이트웨이에서 달까지, 지구에서 게이트웨이까지 가는 우주선이 쉽게 갈 수 있어야 한다. 두 가지 요소를 다 충족하려면 지구와 달의 중력이 균형점을 이루는 곳을 찾아야 한다. 이 지점을 라그랑주점(Lagrange points)라고 부른다. 이 지점에선 물체가 어느 한 천체 쪽으로 끌려들어가지 않고 자기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두 천체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점에는 다섯 곳이 있다. 세 곳은 두 천체의 직선상에, 나머지 두 곳은 비직선상에 존재한다. 지구와 달 사이에 있는 라그랑주점은 처음엔 수명이 다한 통신위성을 버리는 곳으로 쓰여 왔다. 그러다 1968년 나사의 과학자 로버트 파쿼(Robert W. Farquhar) 덕분에 이곳을 궤도로 이용할 수도 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헤일로 궤도에는 이점이 여럿 있다. 우선 이곳에선 지구와 달의 뒷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 또 우주선 동력으로  쓸 수 있는 햇빛이 지구나 달에 가려지는 일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이 궤도가 완전히 안정적인 건 아니다. 따라서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궤도를 조정해줘야 한다.
Gateway_concept_large.jpg » 게이트웨이는 미국, 유럽, 러시아, 일본, 캐나다의 국제협력으로 구축된다.
2022년 첫 모듈 부품 발사가 예정돼 있는 게이트웨이는 화성을 비롯한 먼 우주 여행을 떠나는 우주선의 중간기착지이자 우주비행사들의 임시거처, 우주 실험실 역할을 한다. 국제우주정거장보다는 훨씬 작은 시설로, 우주비행사가 상주하지는 않는다. 지구 자기장이 없어 우주의 강력한 방사선으로부터 우주비행사들을 보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번에 최대 3개월 동안 머물 수 있을 것으로 나사는 추정한다. 따라서 이곳에선 우주비행사 없이도 각종 과학실험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조립 작업도 가능한 한 자동화할 계획이다. 게이트웨이엔 두개의 도킹 포인트를 만든다. 하나는 지구에서 오는 우주선용, 다른 하나는 달로 가는 우주선용이다. 완성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출처
https://newatlas.com/orbit-halo-gateway/60657/?u
http://www.esa.int/Our_Activities/Operations/Angelic_halo_orbit_chosen_for_humankind_s_first_lunar_outpost
https://blog.naver.com/with_msip/221559493493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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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6일 금요일

[우주] 스타호퍼 이륙시험 성공..화성여행 첫 걸음 떼다

star0.JPG » 발사 대기중인 스타호퍼. 웹방송 갈무리/CNET에서 재인용
스페이스엑스, 우주선 시험모델 20미터 상승
1~2주 후 200미터, 몇달 뒤 20km 비행에 도전
화물선 드래건 재활용 3회 발사 신기록도 세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가 화성 여행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화성여행을 목표로 한  우주선 `스타십'의 시험모델 `스타호퍼'(Starhopper)가 첫 이륙 테스트에 성공했다.
스타호퍼는 25일 자정 직전(현지시각) 텍사스 남부의 보카치카 조립공장에서 고도 20미터까지 올라갔다 옆으로 약간 이동한 뒤 내려왔다. 이름처럼 `폴짝' 뛰어오른 셈이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발사 직후 스타호퍼가 곧바로 연기에 휩싸여 이륙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스타호퍼 시험비행이 성공했다"며 "물탱크가 날 수 있다니"라고 말했다. 스타호퍼는 다리가 3개 달린 대형 실린더 형태로, 마치 큰 물탱크처럼 보인다.
star3.jpg » 7월24일 연소 3초만에 중단된 발사. 웹방송 갈무리

스페이스엑스는 1~2주 후엔 고도 200미터, 몇달 후엔 고도 20km 상승을 위한 시험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스타호퍼는 높이 24미터, 지름 9미터이며, 겉면 재질은 열에 강한 스테인레스다. 머스크는 스타십의 겉면 재료로 스테인리스스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열에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호퍼는 최종 완성품인 스타십 높이 60미터의 절반이 채 안된다.
star6.jpg » 스타호퍼 발사 직후 연기에 휩싸인 모습. 웹방송 갈무리
이번 시험비행은 스페이스가 개발한 랩터 엔진 성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시험은 랩터 엔진 1개로 진행됐다. 랩터 엔진은 액체 메탄과 액체 산소를 연료로 쓴다. 랩터 엔진의 추력은 38만파운드로 팰컨 로켓에 쓰이는 멀린 엔진(20만파운드)보다 약 2배다. 스페이스엑스는 향후 추력을 50만파운드까지 늘릴 계획이다.
앞으로 고고도 시험비행을 할 때는 랩터 엔진 3개를 탑재할 예정이다. 100명이 탑승할 스타십에는 엔진 6개가 탑재된다.
star4.jpg » 스타십 상상도. 스페이스엑스 제공
스타십은 슈퍼헤비라는 이름의 거대한 로켓과 짝을 이뤄 발사된다. 스페이스엑스는 둘 다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제작할 계획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최근 슈퍼헤비에 탑재할 엔진 수를 기존 31개에서 35개로 늘렸다. 스타십 첫 시제품은 2020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 첫 발사를 목표로 통신업체 3곳과 협상중이다. 현재 2023년 제1호 여행객인 일본의 억만장자 기업인 마에자와 유사쿠를 태우고 달 궤도 여행을 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이날 스타호퍼 시험비행 6시간 전 스페이스엑스는 무인 우주화물선 드래건을 재활용해 세번째로 발사하는 기록도 세웠다. 같은 우주선을 회수, 정비한 뒤 3회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발사는 스페이스엑스의 18번째 국제우주정거장 화물 운송 임무였다.

출처
https://www.space.com/spacex-starhopper-first-untethered-hop-success.html
https://www.wired.com/story/spacex-starhopper-starship-rocket-first-test-flight/
-7월24일 3초간 엔진 연소 뒤 중단/이륙 시도 포기
https://www.space.com/spacex-starhopper-rocket-untethered-hop-abort.html?utm_source=sdc-newsletter&utm_medium=email&utm_campaign=20190725-sdc
7월16일 이륙 테스트 대신 고정연소 시험
https://www.space.com/spacex-starhopper-prototype-test-fireball.html
https://finance.yahoo.com/news/spacex-reveals-starship-timeline-024800583.html
https://www.space.com/spacex-starhopper-hover-test-preview.html?
https://www.teslarati.com/livestream-spacex-starhopper-raptor-static-fire-test/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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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5일 목요일

[우주] 인도, 달 착륙선 찬드라얀2호 발사

chan6.jpg » 발사대기중인 찬드라얀 2호. ISRO 제공
찬드라얀1호 발사 11년만에
9월7일 달 남극 인근에 도착
성공땐 네번째 달 착륙국에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내려
착륙선-궤도선-로버로 구성

인도 최초의 달 착륙선 찬드라얀 2호가 22일 오후 2시43분(현지시각, 한국시각 오후 6시13분) 발사됐다. 이날은 1969년 최초의 유인 달 착륙선인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이 달을 밟은 지 50년 하루째가되는 날이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이날 인도 동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섬의 사티시다완우주센터에서 독자개발한 3단로켓 마크3(GSLV Mk3)에 찬드라얀2호를 실어 쏘아올렸다. 찬드라얀2호는 앞으로 16일 동안 지구 궤도를 돌며 고도를 올린 뒤 본격적인 달 여행을 시작한다. 예정대로 오는 9월7일 찬드라얀2호가 달에 안착하게 되면 인도는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네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된다. 지금까지 유·무인 탐사선을 합쳐 달에 착륙을 시도한 것은 38번이었다. 이 가운데 아폴로 우주선을 포함해 21개가 착륙에 성공했다. 성공률 55%다. 가장 최근엔 지난 4월 이스라엘의 민간 탐사선 ‘베레시트’가 착륙을 시도했으나 막판에 달 표면에 충돌하고 말았다.
찬드라얀 2호의 착륙 지점은 만지누스C와 심펠리우스N 충돌구(크레이터) 사이의 고원지대다. 이곳은 남위 70도로 남극에 가까운 지점이다. 남극은 얼음 형태의 물이 풍부하게 있는 곳이다.
CH6.jpg » 찬드라얀1호가 발견한 달의 물(푸른색). SPACE.COM
찬드랴얀2호는 2008년 달 궤도선 찬드라얀1호에 이은 인도의 두번째 달 탐사선이다.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찬드라얀1호는 달 궤도를 3400번 돌면서 달 표면을 촬영, 탐사하던 중  312일만에 통신이 끊겼다.
ch3.jpg » 찬드라얀2호 달 착륙선과 로버 상상도. ISRO 제공

찬드라얀2호는 궤도선(2.4톤), 착륙선(1.4톤), 로버(탐사차량, 27kg)으로 이뤄져 있다. 착륙선 이름은 비크람, 로버 이름은 프라그얀(지혜라는 뜻)이다. 비크람은 1971년 사망한 인도 우주과학자 비크람 사라바이에서 따온 이름이다.
찬드라얀2호는 1년간, 착륙선과 로버는 달의 하룻낮(지구 14일) 동안 활동한다. 6륜차량인 로버는 달 표면에서 500미터까지 이동할 수 있다.
ch4.jpg » 찬드라얀2호의 달 착륙선(왼쪽)과 궤도선(오른쪽)을 싣는 모습. ISRO 제공
찬드라얀 2호의 목적은 달 자원 탐사다. 이를 위해 착륙선과 탐사차량에 다양한 토양 분석장비를 탑재했다. 이 장비들은 특히 미래 핵융합발전의 원료로 지목되고 있는 헬륨3를 찾아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달에 헬륨3가 있다는 것은 아폴로 17호 우주선이 가져온 달 암석 표본에서 확인이 됐다. 헬륨3는 방사능이 없는 안전한 핵에너지 원료로 평가받는다. 지구에 희귀한 헬륨3는 달에 무려 100만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톤당 50억달러(약 5조9천억원)나 하는 값비싼 광물이다.
ch2.jpg » 찬드라얀2호의 비행 궤적. isro 제공
찬드라얀2호의 비용은 1억4천만달러(약 1700억원). 미국의 과거 아폴로 프로그램엔 250억달러가 들어갔다. 현재 가치로 1500억달러. 이를 6개 착륙선을 포함한 15번의 미션으로 나누면 1개 프로젝트당 100억달러가 들어간 셈이다. 물론 무인 탐사 프로그램과 아폴로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인도의 달 탐사는 굉장한 저비용 프로그램이다. 중국이 2017년에 투입한 우주예산은 84억달러였다. 1966년 최초의 무인 착륙선을 보냈던 러시아는 1960~1970년대 달 탐사에 200억달러를 투입했다.

출처
https://www.space.com/india-chandrayaan-2-moon-mission-science.html
https://phys.org/news/2019-07-low-cost-moon-mission-india-lunar.html?utm_source=nwletter&utm_medium=email&utm_campaign=daily-nwletter
https://www.space.com/india-chandrayaan-2-moon-mission-launch-weekend.html?utm_source=notification
https://futurism.com/the-byte/india-launching-moon-mission-sunday
https://www.isro.gov.in/chandrayaan2-payloads
달 물 사진
https://www.space.com/16219-moon-water-lunar-ice-photos.html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543085&memberNo=30120665&vType=VERTICAL
찬드라얀 1호와 2호 비교
https://www.businesstoday.in/technology/news/how-chandrayaan-2-is-different-from-chandrayaan-1-a-comparison-between-isro-lunar-missions/story/366495.html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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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우주돛배가 항해를 시작했다

li3.png » 우주돛을 활짝 펼친 라이트세일 2호. 플래니터리 소사이어티 제공

햇빛 입자가 돛에 부딪치는 힘으로 이동
성공 땐 미래 성간여행 동력원으로 주목

우주돛배가 마침내 돛을 펴고 햇빛을 바람 삼아 우주 항해를 시작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는 우주돛배 '라이트세일(LightSail) 2호'가 23일(미국 현지시각) 고도 720km 지구 저궤도에서 복싱 링 크기의 32㎡짜리 돛을 활짝 펼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돛은 그동안 식빵 한 덩어리 크기의 5kg짜리 초소형 위성 안에 접힌 채로 있었다. 마일러(Mylar)라는 이름의 이 돛은 아주 얇은 알루미늄 막으로, 4개의 삼각형 조각으로 이뤄져 있다.
6월25일 발사된 라이트세일 2호는 태양이 쏟아내는 빛입자(광자)의 힘을 미래 우주선 추진동력으로 쓴다는 '솔라세일'(solar sail) 개념의 실용성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 프로젝트이다. 처음엔 힘이 아주 미약하지만, 광자의 힘이 쌓이면서 나중엔 강력한 추진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용성이 확인되면 연료 걱정 없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li1.jpg » 라이트세일 2호의 우주 항해 상상도. 행성협회 제공
 라이트세일 2호는 태양광 입자가 돛에 부딪치는 압력을 이용해 앞으로 한달 동안 하루 500m씩 고도를 끌어올린다. 그러나 라이트세일 2호는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지 못했다.  1년 후엔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해 산화할 예정이다.
 솔라세일은 애초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처음 내놓은 아이디어로,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1976년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해 태양광을 에너지로 항해하는 우주선 모델을 제시하면서 구상이 구체화했다. 세이건이 솔라세일을 생각하게 된 건 성간여행을 위해서다. 그는 1980년 외계생명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 행성협회를 설립하면서 외계행성에 도달하는 방법으로 솔라세일을 제시했다. 
생전의 스티븐 호킹 박사가 추진한 성간여행 프로젝트 스타샷(Starshot)도 우주돛 개념을 원용한 것이다. 스타샷은 4.3광년 거리에 있는 가장 가까운 외계항성 '알파 센타우리' 여행 프로젝트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태양광이 아닌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빛의 5분의 1 속도로 20년간 항해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li2.jpg » 라이트세일 2호가 찍은 지구.

 우주돛배 실험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행성협회는 2015년 라이트세일 1호를 발사했지만 이때는 지구궤도에서 돛을 펴는 것만 시험했다. 2010년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발사한 첫 우주요트 '이카로스'(Ikaros)가 광자의 압력을 우주선 추진력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2010년 11월 나노세일D(Nanosail-D)라는 이름의 소형 큐브샛을 발사한 바 있다.

출처
https://www.space.com/lightsail-2-solar-sail-deployment-success.html
http://www.planetary.org/blogs/jason-davis/ls2-deploys-sail.html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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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9일 금요일

[7월3주 미래기상도]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한-일 갈등

[7월3주]  일본의 도발적인 수출규제 조처로 인한 한-일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특히 아베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 적대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네요. 한국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일본 헌법을 개정하는 두마리 토끼잡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으로선 결연한 대응이 필요한 때로 보입니다. 그동안 쌓인 고름이 터진 만큼 대증 요법이 아닌 수술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개인 인권 유린 문제를 외면하는 일본에 대한 정부 입장을 명확히 해 국제사회에서 일본을 고립시켜야 합니다. 둘째는 일본에 의존해온 소재, 부품에 대한 자립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두 가지만 제대로 한다면 한국은 철면피 일본 앞에서 훨씬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앞으로 도로·교통 정책을 세울 때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먼저 고려하고 차도는 자투리 공간에 만드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찻길은 줄어들고 보도와 자전거도로는 늘어나게 됩니다. 교통 정책의 우선수위가 바뀌는 것인데요. 보행, 자전거공간을 최우선으로, 그 다음으로 나눔카, 전동휠 등 친환경·미래형 교통수단, 그 다음으로 노상주차장, 가로공원 등을, 맨마지막에 찻길을 배치한다는 계획입니다. 청정한 도시 환경을 위한 훌륭한 발상의 전환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완벽한 대중교통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걸 명심해야겠습니다.
게걸음하던 전기차 등록대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올 6월 현재 7만28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6835대)보다 갑절 정도 늘어났습니다. ‘세컨드(두번째) 차량’으로 등록한 사람이 2만2177명이네요. 전기모터와 내연엔진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차는 45만528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배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6월 358대에 그쳤던 수소차는 2353대로 1년 새 6.6배가 늘었습니다. 이들을 모두 합치면 53만455대로 전체 차량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2.3%(1년 전 1.7%)로 뛰었습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토지자산이 8222조6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는 국민순자산의 53%를 차지합니다. 최근 2년간 증가율이 15%나 됩니다.  국민순자산(국부)은 전년에 견줘 1174조4천억원(8.2%) 늘어난 1경5511조7천억원입니다. 이는 국내총생산 1893조5천억원의 8.2배에 해당합니다. 토지자산에 이어 건설자산은 5038조6천억원, 순금융자산은 461조8천억원입니다.
[이주의 칼럼]
 [김지석 칼럼] ‘아베의 일본’이라는 낡은 질서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02185.html
"아베의 일본은 낡은 질서를 상징한다. 몇년 뒤 동아시아에서는 이전과 전혀 다른 새 질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번 경제전쟁 또한 그 흐름 속에 있다. 협상은 필요하지만, 힘들더라도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일본이 다시는비슷한 무기를 꺼내지 못하도록 우리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구분성장붕괴지속가능변형
인구

경제금리 전격 인하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02420.html
"일본 피해 더 크다"
문대통령의 경고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901952.html?_fr=mt2
00503482_20190715.jpg
토지자산 2년새 1천조원 증가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02139.html
00501405_20190717.jpg
문화
환경 서울역에 자전거하이웨이
http://www.hani.co.kr/arti/area/capital/901954.html?_fr=mt2
00503539_20190715.jpg
한국 전기차 7만대
1년새 두배 늘어나
http://www.hani.co.kr/arti/economy/car/901896.html?_fr=mt3
거버넌스
에너지새만금에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발전소
http://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902538.html
기술

7대 사회변화 동력으로 본 미래 이미지

구분
성장
(continued growth)
붕괴
(colllapse)
지속가능
(discipline)
변형
(transformation)


인구
(population)
인구 증가
도시 인구집중
인구 감소
저출산 심화
인구 유지
저출산 탈피
이민자 증대
초고령화
트랜스휴먼


경제
(economy)
주요 동력
경제성장 지속
경기 침체, 불황
공황
평등, 분배 강화 신산업 성장
화폐 소멸


문화
(culture)
개인화
경쟁 지향
계층간 충돌 주요 동력
다문화 수용
코스모폴리탄
개인 중심


에너지
(energy)
에너지 다소비
자원 발굴 지속
에너지 부족, 고갈 에너지 절감 경제
재생에너지 확대
신에너지
(태양광, 핵융합 등)


거버넌스
(governance)
작은 정부
글로벌화
시장친화
기업 중심
큰 정부
시민사회 위축
힘의 불균형
시민사회 성장
국제규범 준수
온라인 투표
직접민주주의


환경
(environment)
자연 개발 주요 동력
자연 파괴
환경오염
기후변화
자연보존
자원 재활용
지구 탈출
인공 자연


기술
(technology)
기술 발전 기술 부작용기술 효율
적정기술 확산
주요 동력
기술 혁신 

[AI] 르네상스풍 초상화 그려주는 인공지능

 ai0.jpg

» ‘간’ 방식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얼굴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르네상스풍 초상화들. aiportraits.com
4만5천여 고전 미술작품 학습
입술 등 얼굴 특징 잡아낸 뒤
DB에서 적합한 것 골라 제작


자신의 얼굴 사진을 15세기 유럽의 르네상스풍 초상화로 바꿔주는 인공지능이 선보였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이자 MIT-IBM왓슨연구소 인공지능랩의 초대작가인 마우로 마르티노(Mauro Martino)가 생성적 적대 신경망 `갠'(GAN)을 이용해 개발한 알고리즘이다.
미국의 인터넷미디어 <패스트컴퍼니>가 소개한 내용을 보면 `인공지능 초상화 아스'( AI Portrait Ars)라는 이름의 이 인공지능은 요즘 유행하는 이미지 생성 방식인 `스타일 이전'(style transfer)과는 다르다. `스타일 이전'이 기존 이미지 위에 반 고흐의 물결 무늬처럼 특정한 스타일의 표현을 입히는 반면, 이 방식은 한 발 더 나아가 얼굴 라인을 완전히 재설계한 새 그림을 만들어낸다. ‘갠’이란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자와, 이 이미지를 원래의 이미지와 얼마나 다른지 식별하는 식별자가 서로 경쟁을 벌이며 이미지 품질을 높여가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ai5.jpg » 사진 위에 특정 스타일을 입히는 기존 방식(위)과 원본 사진(왼쪽 아래), 간 방식의 초상화(오른쪽 아래). aiportraits.com

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은 이렇다. 우선 사진에서 입술, 눈, 헤어스타일, 표정 등의 특징을 읽어낸다. 그리곤 저장돼 있는 미술작품 데이터베이스에서 이 특징과 가장 잘 부합하는 그림을 선택한다. 그런 다음 인공지능이 읽어낸 얼굴의 특징을 적용해 새로운 그림을 만든다. 사용자의 얼굴 특징에서 영감을 받아 그리는 방식이다.
마르티노는 초기 르네상스 시기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르네상스풍의 초상화 4만5천점을 이 방식으로 학습시켜 그림 실력을 키웠다.
이 인공지능은 그러나 웃는 표정은 만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마르티노는 이는 전통적인 초상화 작가들이 뚜렷한 표정은 인물의 얼굴을 왜곡한다고 생각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인공지능이 웃음을 표현할 능력이 없다는 점은 우리에게 미술의 역사에 대해 뭔가를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ai6.jpg » 인공지능이 필자의 얼굴 사진을 토대로 만든 르네상스풍 초상화들.
이 프로젝트 웹사이트에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스스로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을 골라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몇초만 기다리면 인공지능이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얻을 수 있다. 마르티노는 “업로드한 사진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서버에서 삭제한다”고 사이트에 밝혀놨다.
필자의 사진 몇개로 인공지능의 실력을 알아봤다. 위의 그림 네 장이 인공지능이 그려준 필자의 초상화들이다. 인공지능이 그려주는 그림의 다수는 전통 르네상스 회화풍이지만 일부는 스케치성 그림도 있다. 인공지능은 왜 어떤 사진은 회화적으로, 어떤 사진은 스케치성으로 그림을 그릴까? 인터넷미디어 <패스트컴퍼니>에 따르면 마르티노도 그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배경이 밝은색일 땐 알고리즘이 연필이나 잉크로 그림을 그리는 경향이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 필자의 원본 사진과 그림을 비교해 본 결과, 이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출처
https://www.fastcompany.com/90376689/what-you-look-like-as-an-renaissance-painting-according-to-ai
https://aiportraits.com/index.html


[우주] 아폴로 11호가 달에 두고온 것, 가져온 것

apol3.jpg »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설치한 레이저 반사경. 지구와 달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쓰인다. 나사 제공
성조기, 지진계, 레이저반사경 등 남겨
73개국 지도자 메시지 담은 디스크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남긴 메시지는
“평화·번영 구현…정의·자유·통합 실현”
우주선 가볍게 하려 배설물 봉투도 투척

“장엄한 황무지.”
1969년 7월21일 달에 발을 내디딘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은 달의 첫 인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시청률(미국 기준)은 무려 94%였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소속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에 머물렀던 21.5시간 가운데 우주선 밖에서 월면 활동을 한 시간은 2시간 반에 불과했다. 이들은 이 짧은 시간  동안 미국 성조기를 꽂는 것에서부터 각종 과학장비를 배치하고, 달 표본을 수집하는 것에 이르까지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배치한 장비는 태양열로 작동하는 지진계와 지구와 달 사이 거리를 측정하는 레이저 반사경이다. 이 가운데 지진계는 1969년 8월25일 업링크가, 12월14일 다운링크가 끊어지면서 용도를 다했다. 그러나 레이저반사경은 아직도 작동중이다.
Apollo11Disck.png » 아폴로 11호가 달에 남기고 온 세계 73개국 지도자들의 메시지 디스크. 나사 제공

달을 떠나면서 우주비행사들은 과학장비와 함께 몇가지 기념물을 남겼다.
대표적인 것이 달에 두고온 착륙선 계단 하단에 묶어둔 50센트 동전 크기의 회색 실리콘 디스크다. 이 디스크엔 전 세계 73개국 지도자와 미국 전·현직 대통령(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 닉슨)의 메시지, 미 의회 지도부와 나사 관련 상·하원 4개 위원회 위원 및 나사 전·현직 국장 명단이 아주 작은 글씨로 새겨져 있다.
달에 메시지를 보낸 73개국 지도자 중엔 당시 한국 대통령 박정희도 포함돼 있다. 박정희 대통령 이름으로 달에 남겨진 메시지 내용은 이렇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인류의 꿈을 실현하고 인류 역사의 새 장을 여는 온 인류의 훌륭한 업적입니다. 이 위대한 성취는 더 나은 문명을 향한 인류의 중단없는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제 더 먼 우주에 닿으려는 인류 모험의 실현이 단지 몇 걸음 남았습니다.
이 역사적 시점에 우리는 이 지구에서 모든 인류가 영원한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보다 나은 세계의 구현을 위하여 노력할 것을 엄숙히 서약하는 바입니다. 변치 않는 우아함의 상징이자 인간의 참된 마음의 거울인 달에 인간 최초로 착륙하는 것을, 정의와 자유와 통합이라는 문명의 이상을 실현하도록 일깨워줄 것이라는 새로운 마음으로 기념합시다."
apol6.jpg »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이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 봉투. 나사 제공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은 이와 함께 1967년 1월 시험 도중 화재 사고로 숨진 아폴로 1호 우주비행사 3인을 기리는 명판, 이글호 기념 명판도 달에 남겼다. 이글호 명판에는 세 우주비행사와 닉슨 대통령의 이름으로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여기 지구 행성에서 온 사람들이 처음으로 달에 발자국을 남기다. 1969년 7월 우리는 모든 인류를 위해 평화로이 왔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남긴 것 중엔 자신들의 배설물 봉투도 있다.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선 가능한 한 우주선 무게를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아폴로 11~17호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버린 배설물 봉투는 무려 96개나 됐다.
apol11.jpg » 1969년 11월 한국을 방문한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이 카퍼레드를 벌이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웹사이트

박정희 “달에서 내릴 때 왜 주춤주춤했나”…암스트롱 “푹  빠질 것 같았다”

달에 남긴 것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우주비행사들의 발자국도 있다. 중력이 약한 달에는 대기가 사실상 없다. 발자국을 덮어버릴 바람이 불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이 남긴 발자국은 여전히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성조기는 아폴로 상승 모듈이 이륙할 때 로켓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출가스의 영향으로 멀리 날아갔다. 이후부턴 성조기를 착륙선에서 먼 곳에 꽂았다고 한다. 그러나 강한 햇빛 탓에 성조기의 색은 모두 바랬을 것으로 보인다.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 세 명의 우주인은 지구로 돌아온 뒤 24개국 순방길에 나섰다. 들르는 나라마다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이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이들은 11월 초 한국을 방문해 73개국 국가 원수들의 메시지를 담은 마이크로필름과 확대경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선장 암스트롱에게 “달에 첫발을 디딜 때 주춤주춤한 것은 왜냐?”고 묻자 암스트롱은 “달 표면이 먼지층이기 때문에 푹 빠져들어 갈지도 모른다는 학설이 있어 달 표면 경도를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고 대답했다.
apollo12.jpg » 지구로 무사히 돌아온 뒤 안전을 위해 격리 상태에 있던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 3인을 격려하고 있는 닉슨 대통령. 나사 제공

지구 무사귀환 확신 못해…실패 대비한 성명서 미리 작성

달에 도착한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의 가장 큰 과제는 안전하게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애초 소련에 맞서 체제 우위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컸던 만큼 이는 절대적인 명령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당시 과학자들과 우주비행사들은 가능성을 그렇게 높게 보지는 않았다고 한다. 착륙선에서 상승 모듈을 타고 달 궤도를 돌고 있는 사령선으로 복귀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연습을 하긴 했지만 실패할 위험은 여전했다. 그래서 복귀 이틀 전인 7월18일 닉슨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 윌리엄 새파이어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성명을 준비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성공의 환호에 가려져 있지만 아폴로계획은 그만큼 죽음을 각오한 모험이었다. 다행히 이 성명은 닉슨 서랍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비장한 내용의 이 성명은 30년 후인 1999년 내용이 공개됐다.
 “달을 향해 탐험을 떠났던 우주비행사들은 이제 달에서 영면을 취할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닐 암스트롱, 에드윈 올드린이라는 두 용감한 우주비행사는 더 이상 구원의 길이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희생이 인류를 위한 희망이었음을 또한 알고 있습니다. 이들 두 우주비행사는 진실과 이해를 갈구한다는 인류의 제일 고귀한 목표를 위해 그들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국가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 그리고 그녀의 아들 둘을 미지로 떠나보낸 어머니 지구 또한 애도하며 그들의 넋을 기릴 것입니다. 아폴로 11호 대원들의 탐사로 인해 인류는 하나로 결속했고 이들의 희생으로 인하여 인류의 동포애는 더욱더 깊어졌습니다. 고대 인류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자리 속 영웅들을 보곤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밤하늘 속 영웅들을 바라보지만, 이 영웅들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고귀한 인간입니다. 많은 이들이 그들의 발자취를 따를 것이고, 무사히 귀환할 것입니다. 인류의 탐험은 절대 멈추어져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첫 발자국을 내민 선구자이며 영원토록 우리의 가슴 속 가장 중요한 곳에 기억될 것입니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밤마다 달을 보는 모든 인간들은 저곳 어딘가에 영원한 인류애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나무위키’에서 인용)
apol9.jpg » 아폴로 11호 달 표본이 담긴 액자. 대통령기록관 웹사이트

 달 표본 21.5kg, 두 상자에 나눠 갖고 지구로 돌아와

아폴로 11호에서 그 다음으로 중요한 임무는 달 암석과 토양 표본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아폴로 11호부터 17호까지 6번의 달 착륙에서 우주비행사들은 모두 2196개의 암석, 월면토 표본을 수집해 지구로 가져왔다. 무게로는 382kg에 해당한다.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은 달에서 21.5kg의 암석과 토양, 먼지를 수집해 두 상자에 담아 가져왔다.
닉슨 대통령은 그해 11월 이들이 가져온 표본으로 135개국과 미국 50개주, 유엔에 기념선물로 보낼 달 표본 액자 선물 250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 액자는 미국이 소련보다 우월함을 보여주는 확실한 징표였다. 이 액자엔 해당국의 국기와 함께 아폴로 11호가 가져온 쌀알 네 톨 크기의 달 먼지 표본이 아크릴 단추 안에 들어 있다. 무게는 50mg. 아크릴은 달 표본을 확대해 보여주는 확대경 역할을 한다. 한국은 1970년 4월 이 표본 액자를 선물로 받았다.
그러나 미-소 체제 경쟁이 부른 달 착륙의 환호와 열기는 목표를 달성하자마자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미국 방송사들은 아폴로 12호의 시청률이 저조하자 아폴로 13호는 생중계도 하지 않았다.



참고
달에 남긴 73개국 지도자 메시지
두고온 실험장비 사진
돌아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추도문



[우주] 혁신기술의 결집체 `아폴로'...집적회로 컴퓨터시대 열다

moon-Agc_view.jpg » 아폴로 우주선에 쓰인 아폴로유도컴퓨터. 오른쪽은 입력장치. 집적회로 컴퓨터 시대를 열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골치였던 장치 소형화 문제 해결
1970년대 실리콘밸리 탄생 이끌어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인간 달 착륙 비전을 밝히고 이를 실현하기까지는 걸린 기간은 8년이었다. 당시 미-소 대결 구도에서 대통령의 결정은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초강대국의 위상을 과시하려는 최고 지도자의 의지에 미국 의회는 초당적인 지지를 보냈다. 미국의 우주역사가 로저 로니우스(Roger Launius)는 신작 <아폴로의 유산>에서 "대통령의 아폴로 결정이 미국에 갖는 의미는 파라오의 피라미드 건설 결정이 이집트에 갖는 의미와 기본적으로 같다"고 지적했다. 당시의 과학기술로서는 거의 무모하다시피 했던 도전을 1960년대 달력이 넘어가기 전에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은 당시의 과학기술 역량을 총동원했다. 덕분에 짧은 기간에 맣은 혁신기술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집적회로(IC) 컴퓨터다. 아폴로 우주선이 수십만km를 날아 달나라의 어느 한 곳에 정확히 내릴 수 있도록 안내한 아폴로유도컴퓨터(Apollo Guidance Computer=AGC)는 작은 서류가방 크기로 당시 소형화 기술의 최고경지를 보여준 작품이다. MIT가 개발한 이 컴퓨터는 수천개의 집적회로(실리콘칩)로 구성돼 있다. 최초의 집적회로 컴퓨터로, 용량은 74k롬과 4k램 메모리에 불과하다. 싱클레어 ZX (Sinclair ZX Spectrum)나 싱클레어 ZX(싱클레어 ZX)나 코모도어 64(Commodore 64) 같은 1980년대 초반 가정용 피시 수준이다. 하지만 우주선 속도와 궤적 등을 분석하는 휴스턴 관제센터의 아이비엠 360컴퓨터 5대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인류 사상 가장 장엄한 일 가운데 하나를 훌륭히 수행해냈다.
집적회로는 트랜지스터의 연결선을 없앤 소형 전자회로로 현대 마이크로칩의 전신이다. 전자장비는 이 집적회로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적회로는 우주선의 무게와 소비전력을 줄여야 하는 나사에 구세주와도 같은 장치였다. 우주에서의 무게는 곧 돈이었다. 당시 지구 저궤도에 1파운드의 물건을 보내는 데는 1만달러가 들었다. 그런 우주에 집채만한 컴퓨터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폴로가 이 집적회로 기술을 채택한 이유다. 국방부와 나사의 의뢰로 처음으로 작업용 집적회로를 만들어 시연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잭 킬비는 그 공로로 2000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나사의 채택을 계기로 집적회로는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는 1970년대 실리콘밸리를 탄생시켰고, 오늘날 컴퓨터 산업의 원동력이 됐다.
moon-800px-Lcvg.jpg » 우주복 안에 입었던 액체냉각복. 위키미디어 코먼스

소형 정수장치, 액체냉각복도 아폴로가 원조

우주선 안의 우주비행사들을 위해 개발한 소형 정수장치도 아폴로가 도입한 혁신기술 가운데 하나다. 이는 구리와 은이온을 물 속으로 내보내 살균하는 장치다. 그때까진 염소 소독이 일반적이었지만 염소는 햇빛이나 열에 약해 우주에서 사용하기 곤란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이 정수 기술은 지금도 냉각탑과 수영장, 분수대 등에서 널리 쓴이다. 오늘날 각 가정에서 쓰는 무선 전동 드릴도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본을 채취하기 위해 사용한 무선 드릴이 원조다.
우주선에 탑재한 복잡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는 오늘날 신용카드 결제용 스와이프 단말기에 이용되고 있다. 또 경주용 자동차 레이서와 소방관 등이 입는 액체냉각복은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우주복 안에 입도록 고안한 의복에서 비롯됐다. 우주비행사를 위해 개발한 동결건조식품은 현재 군용 야전식량으로 쓰인다.

출처
http://www.bbc.com/future/story/20190704-apollo-in-50-numbers-the-technology
https://www.computerworld.com/article/2525898/nasa-s-apollo-technology-has-changed-history.html
https://theconversation.com/four-surprising-technological-innovations-that-came-out-of-the-apollo-moon-landings-119605?
https://www.thedaily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70279
아폴로의 유산
https://www.technologyreview.com/s/613741/neil-armstrong-wrong-apollo/?



[우주] 달은 제2의 남극기지가 될 수 있을까

moon-Aldrin_Apollo_11_original.jpg » 1969년 7월21일 달에 착륙한 미국의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 먼저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 촬영했다. 올드린의 안면덮개에 비친 우주비행사가 암스트롱이다. 나사 제공

3년만에 끝난 아폴로의 영광과 환호
나사, 반세기만에 달 착륙 다시 도전
"이번엔 발자국 아닌 머물러 간다"

"인간, 달에서 걷다(MEN WALK ON MOON)."(뉴욕타임스), "이글호가 착륙했다-두 남자가 달에서 걷다(The Eagle has Landed-Two Men Walk on the Moon)."(워싱턴포스트)
“인간 달을 딛고 서다”(경향신문), “인간 달에 섰다”(동아일보),“억겁의 침묵 깨고-달은 숨쉬기 시작했다.”(조선일보)”
50년 전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소식을 전하는 신문들의 표제다. 인간이 최초로 달에 착륙한 1969년 7월21일(세계표준시 기준). 세계 각국은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인류가 맞이하는 장엄한 순간을 자축하기 위해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박정희 정부가 발표한 임시 공휴일 지정 이유는 “우주의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는 이날을 경축하고 달세계 개척에의 전 인류참여에 호응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달 착륙선 이름 '아폴로'는 당시 최고 유행어가 됐다. 그해 여름 유행한 눈병에 ‘아폴로눈병’이란 이름이 붙여질 정도였다. 전 세계 인구 36억명 가운데 무려 6억명 이상이 이 역사적인 장면을 지켜봤다. 당시 전 세계 텔레비전 보급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시청률이다. 수천년의 신화와 전설, 100년의 공상과학 무대에서만 놀던 달이 현실의 무대로 내려온 순간이었다.
그러나 달 착륙의 영광과 환호는 오래가지 못했다. 목표를 달성한 미국은 3년 후 달 여행을 접었다. 천문학적 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과학적 성과가 미약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아폴로 프로그램에 쓴 돈은 모두 250억달러. 지금 가치로 1500억달러(175조원)에 이른다. 미국에 선수를 빼앗긴 소련도 마찬가지 이유로 더는 달에 미련을 갖지 않았다.
 한동안 무대 뒤에 있던 달이 반세기만에 다시 우주 탐사의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 새로 펼쳐지는 달 탐사의 주역은 아폴로 우주선을 보며 우주 탐험의 꿈을 키워온 '아폴로 키즈'들이다. 이들이 이끄는 21세기 달 탐사의 성격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제임스 브라이든스틴 나사(미 항공우주국) 국장은 이를 "이번엔 단지 발자국과 깃발을 남기려 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머물기 위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더 먼 우주, 즉 화성으로 가는 전초기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중력이 지구의 6분의1에 불과한 달에서는 우주선을 더 쉽게 발사할 수 있다. 달에서 우주로 물건을 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지구의 24분의1에 불과하다.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 가운데 하나인 버즈 올드린은 6월30일 스티븐 호킹 메달 수상 기념 연설에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달에 먼저 정착하는 것"이라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생전 육성을 전했다.
탐사 추진 주체들도 다양해졌다. 21세기 우주굴기를 도모하는 다른 나라들과 자금력이 풍부하고 기술력이 좋은 민간기업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파리에어쇼에 참석한 브라이든스틴은 우주탐사업체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뽐내기 위해 나사보다 앞서 달 착륙선을 띄워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나사가 달 착륙선을 직접 제작하는 대신 민간업체 착륙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엔 예산 부족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moon-gateway.jpg » 달 착륙에 앞서 우주선이 도착할 달 궤도 정거장. 록히드마틴 제공

명칭은 아르테미스...첫여성 보내기로
2024년 착륙, 2028년 기지 건설 목표

나사의 새로운 달 착륙 목표 시기는 2024년이다. 애초 2028년을 목표로 삼았으나 지난 3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앞당겼다. 2024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두번째 임기의 마지막해다. 나사가 정한 이번 달 착륙 프로그램의 명칭은 ‘아르테미스’(Artemis)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의 12신 중 아폴로(또는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로, 달의 여신이다. 나사는 이름에 걸맞게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여성 우주비행사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아폴로 프로그램에서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12명은 모두 남자였다.
아폴로는 지구에서 달 표면으로 직행했다. 아르테미스는 정거장을 한 번 거친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선 게이트웨이(달궤도 정거장)에 도착한 뒤, 여기서 착륙선으로 갈아타고 달 표면으로 내려간다. 지구에서 40만km 떨어져 있는 달 궤도에 설치될  게이트웨이는 화성을 비롯한 먼 우주 여행을 떠나는 우주선의 중간기착지이자 우주비행사들의 임시거처, 우주 실험실 역할을 한다. 국제우주정거장보다는 훨씬 작은 시설로, 우주비행사가 상주하지는 않는다. 한 번에 최대 3개월 동안 머물 수 있다. 나사는 우주비행사 없이도 각종 과학실험을 자동으로 수행해 지구에 전송해 주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국제우주정거장을 완성하기까지는 35차례의 모듈 발사가 있었다. 게이트웨이는 5~6차례만 발사하면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나사는 내다본다. 조립 작업도 자동화할 계획이다. 게이트웨이는 국제 및 민간 협력을 통해 짓게 된다. 나사는 2022년 하반기 첫 모듈(동력과 추진력 장치)을 민간업체 로켓에 실어 발사할 계획이다. 모듈 제작사로는 막사 테크놀로지스(Maxar Technologies)가 선정됐다. 핵심은 50킬로와트 태양광 전지 시스템을 갖춘 태양광발전모듈이다. 게이트웨이엔 두개의 도킹 포인트를 만든다. 하나는 오리온 우주선, 다른 하나는 달 착륙선용이다.
 게이트웨이엔 두 개의 방(거주용과 과학실험용)을 만들 예정이다. 우선은 2인을 수용할 수 있는 방을 구축한다. 애초 목표는 4인 수용시설이었지만 달 착륙 계획을 4년 앞당기면서 축소했다. 그 이후엔 매년 우주비행사들이 새 부품을 갖고 가는 방식으로 2026년까지 조립을 완성한다.
moon-lunar lander.jpg »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기반으로 설계한 록히드마틴의 달 착륙선 상상도. 록히드 마틴 제공

억만장자 기업인들도 달 여행 추진

나사는 아르테미스 착륙지를 탐색하기 위해 내년부터 차례로 달 탐사장비를 실은 소형 무인 착륙선을 보낼 예정이다. 이 일을 맡길 기업으로 오비트 비욘드 등 기업 3곳을 선정했다. 이어 달 착륙선을 발사하기 이전에 현재 제작중인 차세대 로켓 SLS와 우주선 오리온을 두 차례 테스트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쓸 대형로켓 차세대발사시스템(SLS)은 보잉이, 우주선 오리온은 록히드마틴이 개발 작업을 맡고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들이 이끄는 우주개발업체들은 아예 독자적인 달 탐사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로켓 발사-재활용 등 기술 실용화에서는 나사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이기도 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35차례나 재활용 팰컨 로켓을 발사했다.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도 개발해 올해 안에 실제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시험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성공한다면 아폴로 이후 나사도 하지 못한 일을 민간기업이 해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스페이스X는 함께 개발중인 심우주용 우주선 스타십도 개발중이다. 스타십은 로켓과 우주선이 일체인 콤보형 우주선이다. 2023년 첫 달 궤도 여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일찌감치 1호 달 여행객으로 일본 기업가 마에자와 유사쿠를 선정했다.
blue10.jpg »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가 공개한 실물 크기의 달 착륙선 블루문 모형. 블루오리진 트위터

아마존 창업자이자 세계 최고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는 만 다섯살 때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을 보고 우주의 꿈을 키운 `아폴로 키즈' 출신이다. 그가 2000년에 사비를 들여 세운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은 지난 5월 달 착륙선 '블루문' 모형을 공개했다. 우주비행사와 4대의 소형 달 탐사차량을 합쳐 15톤까지 실을 수 있게 제작할 계획이다. 베이조스는 자체 개발한 로켓과 우주선으로 2020년대 초반 우주여행 사업에도 나선다. 그는 매년 자신의 사재에서 10억달러어치 주식을 팔아 우주사업에 쓰기로 약속했다.
기업들엔 이제 우주가 거대한 비즈니스 시장이다. 우주는 이제 고요한 미지의 세계가 아닌 로켓과 위성이 분주히 오가는 시끌벅적한 '뉴스페이스'로 변모했다. 지구 저궤도 너머의 달도 뉴스페이스의 새로운 일원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는 셈이다.

moon-artemis.PNG » 나사가 추진할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일정. 나사 제공

미 의회선 예산 증액에 시큰둥...일정도 촉박한 편

그렇다고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앞으로 남은 5년은 준비 기간으로선 너무 짧다. 일종의 벼락치기 공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나사는 앞으로 5년간 200억~30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금보다 연간 40~60억달러가 더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의회가 예산을 더 지원하는 데 부정적이다. 특히 민주당은 트럼프의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의심한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6월25일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빼놓고 나사 예산을 승인했다. 사실 달 복귀 프로그램을 둘러싼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은 해묵은 사안이다. 1989년 조지 부시 대통령의 달 재착륙 제안은 의회로부터 여지없이 거부당했다. 그 아들 부시가 2004년 다시 달 프로그램을 재개했지만 후임자인 민주당 대통령 오바마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 사정이 안 좋자 2010년 이를 취소했다. 2017년 트럼프가 이 문제를 다시 꺼낼 때까지 달 재도전 프로그램은 장롱 속에 묻혀 있었다.
나사는 게다가 아직 달에 갈 로켓과 우주선도 없다. 차세대 로켓과 우주선 개발 일정이 계획보다 진행속도가 더딘 탓이다. 원래 2005년 개발이 시작된 오리온은 2010년대 초반 우주로 가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까지 160억달러를 들였다. 하지만 아직도 제작중이다. 2020년까지는 시험비행을 마쳐야 아르테미스 일정을 맞출 수 있다. 2006년 시작돼 그동안 110억달러가 투입된 차세대 로켓 SLS도 마찬가지다. 애초 2017년 12월 첫 발사가 목표였지만, 지금은 2020년 11월 이후로 늦춰진 상태다.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이 민간업체 로켓과 우주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업체들도 계획보다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MOON_lroc_apollo_print1.jpg » 아폴로 11~17호(13호 제외)가 착륙한 지점들. 나사 제공

물 풍부한 달 남극에 내려...일조량도 많아

아폴로 우주선들이 착륙한 곳은 달 앞면 적도 부근에 몰려 있다. 아르테미스의 달 착륙 지역은 훨씬 아래쪽에 있는 달 남극 부근이다. 왜 이곳으로 정했을까? 나사는 달 도착 뒤 몇년 안에 사람이 상주할 수 있는 시설을 달 표면에 건설할 계획이다. 달 기지가 완성되면 달은 사실상 지구의 일원이 된다. 인류는 게이트웨이를 교두보로, 지금의 남극기지처럼 달을 오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호주 플린더스대 우주고고학자 앨리스 고먼은 "달은 우리가 `멀지만 이 세상의 일부'인 남극을 대하는 것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달 기지의 현재 목표 시기는 2028년이다. 그런데 기지 건설과 상주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지구에서 조달하려면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든다. 대안은 달에 있는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행히 달에는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 있다. 물이다. 달에 물이 있다는 것은 2009년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1호가 처음 확인했다. 물이 풍부하게 있는 곳이 바로 달의 남극 지역이다. 이곳에 대략 4억5천만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달에서 가장 큰 분지인 남극-에이킨 분지(South Pole-Aitken basin)가 이곳에 있다. 길이가 1600마일(2754km), 깊이가 8마일(13km)에 이른다. 이 안에 아폴로, 쉬뢰딩거, 섀클턴, 폰카르만 등 많은 분지들 있는데  섀클턴 분화구에 특히 물이 풍부하다. 얼음 형태로 쌓여 있는 물이 지름 20㎞, 깊이 5㎞에 이른다. 물은 식수나 농업용수로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산소와 수소로 분리해  로켓 연료의 재료나 호흡용 산소로 쓸 수도 있다.
남극은 또 달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일부 지역은 무려 200달일(달 하루는 29.5일)간 해가 계속해서 비친다. 이는 태양광 발전에 유리하다. 태양과 에너지의 힘으로 달 토양과 암석, 먼지 등을 3D 프린터에 넣어 건축재료로 쓸 수 있다. 맑음의 바다, 고요의 바다 등 일부 지역엔 지구보다 함유량 10배(10%) 많은 티타늄 광물이 있는 것도 확인됐다.

moon-Korean+Lunar+Exploration+Project_01.jpg » 한국이 추진중인 2030년 무인 달 착륙선 상상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도 달 탐사에 합류
한국은 2030년 무인 착륙선 보내는 게 목표

새로운 달 탐사의 또다른 특징은 경쟁구도가 복잡해진 점이다. 과거 미국-소련 양자 구도에서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 일본까지 가세한 다자 구도로 학대됐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의 창어4호는 2019년 1월 벽두에 달 뒷면에 안착했다. 창어4호의 달 탐사차량 위투(옥토끼)는 현재 미국도 가보지 못한 이 지역을 세계 처음으로 훑고 있다. 중국은  2019년 말에는 달 표면의 표본을 수집해올 창어5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10년 안에 달 남극에 과학연구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08년 달 궤도 위성 찬드라얀 1호를 쏜 인도도 11년만에 달 착륙에 나선다. 7월15일로 예정이었던 달 착륙선 찬드라얀 2호는 일단 발사 시기를 연기한 상태다. 현재 9월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찬드라얀2호의 목적지 역시 달 남극이다. 찬드라얀2호 발사에 들어간 비용은 1억4400만달러(약 1700억원)에 불과하다.  성공할 경우 인도는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4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된다. 인도의 달 탐사 최대 목적은 미래의 핵융합발전 원료인 헬륨3를 찾는 것이다. 달에 헬륨3가 있다는 것은 1972년 아폴로 17호가 가져온 달 표본에서 확인됐다. 헬륨3은 t당 50억달러(5조9천억원)나 되는 아주 값비싼 광물자원이다. 과학자들은 약 100만t이 달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일본은 2021년 무인 달 탐사에 이어 2029년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요타가 우주비행사 2명이 타고 1만km를 달릴 수 있는 수소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이 차엔 가압 장치를 설치해 우주비행사들이 우주복을 입지 않고도 활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사실 1966년 미국보다 앞서 무인 달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유인 착륙에서 미국에 추월당한 뒤로는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1976년 루나 24호를 끝으로 그동안 달 탐사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 5월 발표한 새 달 탐사 계획에 따르면 2022년까지 달 탐사용 초대형 로켓을 제작한 뒤 2029년 달 궤도 비행, 2030년 유인 달 착륙에 도전한다는 것이 목표다. 유럽우주국은 '문 빌리지'라는 이름으로 2020년대 달 기지 건설을 시작해 2040년대에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이들 나라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몇차례 수정 끝에 2018년 2월 발표한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스페이스엑스 로켓으로 달 탐사 궤도선을, 2030년 독자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구상이다. 2021년을 목표로 개발중인 한국형 발사체는 2018년 11월 75톤급 엔진 4개를 묶은 1단로켓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제작을 맡은 달 궤도선(KPLO)은 무게 550kg으로 6개의 탑재체를 실을 예정이다. 달 궤도 선회 임무 기간은 1년. 애초 계획했던 3단계 목표 '달 착륙-샘플귀환선'은 '소행성 샘플 귀환'으로 방향을 바꿔 2035년까지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moon-Future_Moon_base_node_full_image_2.jpg » 유럽우주국이 구상중인 문빌리지 상상도. 유럽우주국 제공

기지 건설, 자원 채굴 현실화땐 국가간 갈등 소지

각국이 달 기지 건설과 자원 채굴을 새로운 달 탐사의 목표로 세움에 따라  자칫 국가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달 탐사를 둘러싼 규칙을 명확히 할 필요가 생겼다. 물론 우주개발과 관련한 국제규범이 없는 건 아니다. 1967년 체결한 우주조약은 외계 우주는 어떤 국가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우주 탐사와 이용은 모든 나라의 이익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현재 100여개국이 이 조약에 서명한 상태다. 그러나 미국은 2015년 우주에서 추출한 자원의 소유와 판매를 허용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는 우주조약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이 이 법을 고수할 경우 향후 달 자원과 영토 점유를 둘러싸고 다른 나라들과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크다.
현재 360조원대로 추정되는 세계 우주산업 시장은 로켓과 위성 수요가 급증하면서 2040년대엔 2.7조달러(3000조원)까지 커질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비해 후발 국가들도 속속 우주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독립적인 우주정책개발기구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은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이 엄청난 우주사업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2018년 7월 호주우주국(ASA)을 신설했다. 사실 오스트레일리아는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위성을 발사한 나라다. 인구 60만의 유럽 소국 룩셈부르크도 2018년 9월 소행성 광물 탐사를 최우선 과제로 우주국(LSA)을 신설했다. 터키도 지난해 우주국 신설 흐름에 합류해다. 올들어선 포르투갈이 2021년 독자 위성 발사를 목표로 지난 3월 우주국을 신설했다. 스리랑카,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들도 우주국 설립을 위한 기초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내실있는 우주개발전략을 만들고 실행하기 위해선 개발자나 해당 부처의 이해관계나 정치적 시각을 벗어나 우주정책을 총괄하는 독립적 정책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우주정책을 수립하는 일은 과기정통부의 2개 과(거대공공연구정책과, 우주기술과)가 맡고 있다. 그러나 순환근무가 잦은 부처 특성상 정책 개발에서 전문성이나 지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로켓과 위성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은 한국천문연구원 등 관련 부문의 연구개발 기능도 여러 기관에 나뉘어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다. 정부도 단순한 연구개발을 넘어 외교, 안보, 산업 등 여러 분야와 관련 있는 우주정책 체계 개편에 공감하고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편 논의가 독립적인 우주청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부처내 조직 확대에 머물지 지켜볼 일이다.
moon4.jpg » 버즈 올드린이 달에 남긴 발자국. 2020년대엔 어떤 발자국을 남길까? 나사 제공

21세기 새로운 블루오션 부상...과감한 도전 필요

극한의 조건을 견뎌내야 하는 우주탐사를 위해선 IT, 항공, 엔지니어링,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 따라서 우주개발은 관련 부문에 끼치는 기술 파급 효과가 크다. 정보화, 자동화에 이은 새로운 산업의 물결을 주도할 수도 있다. 달 재도전을 계기로 더 큰 도약의 기회를 맞는 우주산업에 적극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우주산업이 의미있는 건 이런 거대한 경제적 잠재력 때문만은 아니다. 우주산업의 가장 큰 힘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인간의 근원에 대한 호기심과 꿈을 잃지 않도록 해준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이는 세상을 대하는 시야를 틔워주고 도전욕을 자극할 것이다.  ‘아폴로 키즈’들이 사재를 털어가며 우주사업에 뛰어드는 원동력도 여기에서 나온 건 아닐까? 50년 전 달을 과학의 품에 끌어안은 인류가 앞으로 펼쳐갈 21세기 ‘달 2.0' 시대는 인류에게 어떤 길을 열어줄까?

*지면 기사
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901793.html

참고
우주고고학자의 눈에 비친 달
https://theconversation.com/footprints-on-the-moon-and-cemeteries-on-mars-interview-with-space-archaeologist-alice-gorman-118911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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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곽노필의 미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