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9일 화요일

[3D프린팅] 3D프린팅 복층 건물의 탄생

» 두바이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3D 프린팅 2층 건물. the national서 인용

두바이서 2층짜리 공개...완공후 1년간 테스트 거쳐

세계 3D 프린팅 혁신의 허브를 목표로 삼고 있는 중동의 두바이에 세계 최대 3D 프린팅 건물이 들어섰다.
두바이 정부는 최근 상업지구 와산에 세워진 높이 9.5미터, 연면적 640제곱미터에 이르는 지상 2층의 3D 프린팅 건물을 공개했다. 대형 3D프린터로 이 건물의 콘크리트 벽을 세웠다. 그동안 3D 프린팅으로 단층 건물은 몇차례 지은 적이 있지만, 2층 건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바이 당국은 기네스협회로부터 이 부문의 기록 인증도 받았다. 당국은 이 건물이 엄격한 건축 표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완공 후 1년 간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혔다. 두바이 당국은 이 건물을 3D 프린팅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험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dubai2.jpg » 3D 프린팅으로 만든 2층 건물. 두바이 홍보국

노동력은 절반...건축 폐기물/비용은 60% 절감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건물을 짓는 데 투입한 노동자는 15명에 불과했다. 비슷한 크기의 건물을 짓는 데 투입하는 노동력의 절반이다. 3D 프린팅 공법을 사용한 결과 건축 폐기물도 60% 줄었다.
건축비 절감 효과도 컸다. 보통 이런 크기의 건물을 짓는 데는 250만디르함(7억9500만원)가 들지만, 이 건물에는 100만디르함(3억1800만원)만 들어갔다고 한다.
이 건물이 두바이의 첫 3D 프린팅 건축은 아니다. 2016년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 아랍에미리트 부통령 겸 두바이 통치자는 두바이국제금융센터에 세계 최초의 사무용 3D 프린팅  건물을 만든 바 있다. 이 건물은 현재 두바이미래재단 사무실로 쓰인다. 또 두바이 최대 건설업체인 에마르(Emaar Properties)는 지난 여름 4km 대로를 따라 3D 프린팅 타운하우스 단지 건축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3만제곱미터의 공원, 사이클 트랙, 초대형 쇼핑몰까지 포함하면 이 타운하우스 마을 규모는 100만제곱미터에 이를 것이라고 에마르는 밝혔다. 두바이 당국은 2030년까지 두바이 건물의 25%를 이 방식으로 짓겠다고 계획이다.
dybai-nante.jpg » 2018년 7월 세계 처음으로 입주자를 받은 프랑스 낭트의 3D 프린팅 주택. 낭트대 제공

프랑스선 지난해 3D프린팅 주택 입주자 탄생

앞서 2018년 7월에는 프랑스에서 3D 프린팅 주택에 세계 처음으로 한 가족이 입주했다. 낭트대 개발팀이 만든 이 주택은 침실 4개짜리로 165제곱미터의 단층 건물이다. 이 집의 벽체는 이틀만에 완성됐으며 지붕, 창문과 나머지 실내 인테리어까지 모두 마치는 데 4개월이 걸렸다. 시의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이 3D 프린팅 주택 건축비는 표준 건축비보다 20% 덜 들었다고 한다. 3D프린팅 주택은 비용이 저렴한 것 말고도 환기력이 우수해 온도와 습도를 잘 조절할 수 있는 벽체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도 있다. 집 전체가 하나의 구조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한번 시공하면 부분적인 구조 변경이 불가능하다. 또 아직은 정밀시공 능력이 떨어져 표면이 거칠다. 그럼에도 저렴한 비용과 짧은 공사기간에 힘입어 3D 프린팅 주택은 집없는 서민들을 위한 보급용 주택을 중심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www.esquireme.com/content/40309-dubai-creates-worlds-largest-3d-printed-building
https://futurism.com/the-byte/massive-3d-printed-building
https://www.thenational.ae/uae/dubai-unveils-world-s-largest-3d-printed-two-storey-building-1.927590#11
타운하우스 구상
https://www.esquireme.com/content/37339-3d-printing-on-a-whole-different-level
낭트 3D프린팅 주택
https://www.thenational.ae/lifestyle/home/here-s-what-it-took-to-create-one-of-the-world-s-first-3d-printed-homes-1.761021

2019년 10월 28일 월요일

[진화] 현생 인류 발상지는 남아프리카 칼라하리사막

» 남아프리카 강우량과 최초 이주의 상관관계. 20만 년 전부터 13만 년 전까지, 현생인류는 칼라하리 지역의 대규모 습지에 살았다. 이 시기에는 발상지로부터의 이주에 대한 증거가 없다. 약 13만 년 전 지구 궤도와 태양 복사로 인해, 발상지의 북동쪽으로 강수와 식생이 증가하여 먼저 북동쪽으로 이주가 가능했다(⓶), 약 2만 년 후, 녹지축이 남서쪽으로 개방되어 남아프리카 남서 해안쪽으로 이주가 가능했다. 한 그룹이 발상지에 남았고, 그들의 후손 일부(Kalahari Khoesan)는 여전히 칼라하리에 살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기초과학연구원 등 국제연구진 발표
미토게놈 분석·기후 재구성 통해 밝혀
거대한 호수 지역에  7만년간 정착했다
기후변화로 13만년전 녹지 확장되면서
처음엔 동북쪽, 다음엔 남서쪽으로 이주

 
정말로 인류의 `미토콘드리아 이브'를 발견한 것일까?
현생 인류의 발상지는 20만년 전 남아프리카의 칼라하리 지역이며, 이들은 13만년 전 기후 변화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시작했음을 규명하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단장 악셀 팀머만 부산대 석학교수)은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진과 함께 유전자 분석과 고기후 재구성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혀내고 28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해부학적으로 현생 인류는 2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등장했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현생 인류의 진화가 시작됐는지는 불투명했다. 가장 오래된 유골은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반면, 가장 오래된 혈통은 남아프리카에 주로 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끊어져 있던 현생 인류 발상지와 이주 시기의  고리를 이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사본 -그림1_혈액 샘플로부터 L0 유전자 뿌리를 추적하는 과정_(IBS 제공).jpg » 혈액 샘플로부터 L0 유전자 뿌리를 추적하는 과정. 남아프리카에 남아있는 L0 유전자 그룹 후손들은 인류 유전 역사 중 가장 오래된 부분을 갖고 있다. 많은 개인으로부터 획득한 미토콘드리아DNA 염기서열을 통해 연구진은 L0 그룹의 하위계통 발생 연대표를 재구성했다. 유전자 계통 지도로부터 유전적 발산 시간을 추정하면 과거 이주들의 연대표를 재구성할 수 있다.

연구진은 모계로만 전해지는 미토콘드리아 DNA(미토게놈) 분석을 통해 가장 오래된 혈통의 후손 198명을 남아프리카에서 새로 찾아낸 뒤, 기존 1019개 표본과 비교해 계통도를 다시 작성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10년간 나미비아와 남아공에 있는 코이산족 및 다른 종족들과 접촉했다. 그 결과 가장 오래된 현생 인류 혈통의 출현 시점을 기존 17만5천~15만년 전에서 20만년 전으로 앞당길 수 있었다. 연구진은 또 이 연대표를 오늘날 후손들의 거주지와 문화, 언어 분포와 연결시켜, 오래된 혈통 그룹의 기원을 칼라하리 지역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이곳은 나미비아, 짐바브웨 국경까지 걸쳐 있는 보츠와나 북부(잠베지강 남쪽) 막카디카디 고습지다. 오늘날 이 지역은 사막과 소금의 땅이지만 한때는 빅토리아 호수의 두배나 되는 커다란 호수가 있던 곳이다. 영화 ‘부시맨’으로 잘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족’ 산족(코이산족의 일부)의 삶의 터전이 이곳에 있다. 이들의 언어는 현대 언어에서는 사라진, 혀 차는 소리가 특징이다.

사본-바네사.jpg »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칼라하리에서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호주의 공동교신저자 바네사 헤이스 박사(가운데). 네이처 제공
연구진은 해양 퇴적물 등 고기후 자료와 컴퓨터 모델 분석을 통해, 약 20만년 전 이 호수는 지각 이동의 영향으로 점차 물이 빠지면서 광활한 습지로 변해갔음을 밝혀냈다. 이는 2만1천년마다 태양과 달의 인력 작용으로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가 바뀌면서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습하고 건조한 상태가 주기적으로 반복해 나타난 데 따른 것이었다. 남반구 여름이 태양과 가장 가까운 곳(근일점)에 있을 땐 남아프리카 여름은 무척 덥고 비도 많이 온다. 반면 1만년 후 자구 자전축이 반대로 기울어져 태양에서 가장 먼 지점(원일점)일 때의 남부 아프리카 여름은 건조하고, 이에 따라 식생도 열악해진다.
연구진이 이 패턴을 컴퓨터로 재현해 보니, 13만년 전에 이르면 칼라하리 북동쪽 지역(탄자니아, 잠비아)이 녹지축이 이곳까지 확장됐다. 이어 11만년 전에는 남서쪽(나미비아, 남아공)으로 또 다른 녹지가 형성됐다. 각각의 시기에 이들이 머물고 있던 막카디카디 습지에 가뭄이 들자 인류는 새로운 녹지를 따라 처음엔 북동쪽으로, 그 다음엔 남서쪽으로 이주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현생 인류가 훗날 아프리카 바깥으로 이주하는 길을 닦았다. 헤이스 교수는 "아프리카 남단의 고고학적 증거물로 볼 때 북동쪽 이주자들과 달리 남서쪽 이주자들은 해양 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번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본-코이산족.jpg » 사냥하는 코이산족. 외계행성 탐사선 보이저에 실은 골든레코드에 담긴 사진이다. 나무위키

이번 연구는 새로 찾아낸 유전학 증거와 기후물리학을 결합해 초기 인류 역사를 다시 썼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인류의 발상지를 특정했고, 기후 변화가 이주의 주요한 원동력이었다는 점을 규명했다. 논문 공동교신저자인 팀머만 단장은 “호주의 유전학자들이 아프리카 현지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분석하고, 기초과학연구원 학자들이 고기후를 재구성해 인류 첫 이주에 대한 최초의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연구로 현생 인류의 초기 진화사의 비밀이 모두 풀린 건 아니다. 연구진이 밝혀낸 것 외에 또 다른 `최초의 어머니'(미토콘드리아 이브)가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번 연구는 다만 현재 과학자들이 알고 있는 가장 오래된 모계 혈통(L0)의 뿌리를 찾아냈을 뿐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다른 혈통의 이주 경로도 추적해 인류 조상들이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지, 기후변화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계속해서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이브' 어떻게 추적했나

 모계 조상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유전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에서 나오는 DNA(미토게놈)를 연구한다. 세포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산과 호흡을 담당하는 세포 내부의 작은 소기관이다.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DNA는 오직 어머니 쪽에서만 유전되는 특징이 있다. 세대에 걸쳐 서서히 변화를 축적하며 조상 어머니들의 시간 캡슐처럼 작용한다. 따라서 서로 다른 개인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비교하면 그들의 혈통이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다. 인류 전체는 미토게놈 기준으로 L, M, N 등 3개의 주요 그룹으로 나뉜다. 인류는 L 집단 내에서 L0과 L1-6로 최초로 갈라졌다. 그 중 하나인 L3는 M과 N집단으로 나뉘었고, M과 N은 20여 개의 하위그룹으로 분열됐다.
  연구진은 198개의 L0 표본을 추가로 찾아내 총 1,217명 미토게놈의 차이를 분석했다. 인류 유전 역사에서 가장 깊이 뿌리 내린 L0 하위그룹의 진화적 관계를 전례 없는 정확성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각 세대에서 얼마나 많은 돌연변이가 일어나는지 알면, 두 개인이 가진 미토게놈의 유전적 차이를 분석해 공통의 조상을 공유했던 시대를 추정할 수 있다. L0 하위 계통의 출현 연대표를 정확하게 재구성하려면 더 많은 미토게놈 표본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현재 살아있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혈통의 출현 시점을 기존 연구보다 더 앞당겨 약 20만 전으로 제시할 수 있었다.  
  유전자 데이터는 이주가 언제 시작됐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어디에서 발생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 다만, 오래된 유전자 가지에서 나온 하위 계통들은 지리적으로도 분리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주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연구진은 L0 하위 계통 연대표를 오늘날 후손들이 살고 있는 지리적 장소와 연결시켰다. 그 결과 L0 그룹의 기원을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지역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출처
https://theconversation.com/humanitys-birthplace-why-everyone-alive-today-can-call-northern-botswana-home-125814?
https://www.livescience.com/mitochondrial-eve-first-human-homeland.html?utm_source=notification
https://phys.org/news/2019-10-homeland-modern-humans.html?utm_source=nwletter&utm_medium=email&utm_campaign=daily-nwletter
논문 보기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19-1714-1?utm_source=commission_junction&utm_medium=affiliate
연구 윤리 요구하는 산족(부시맨) 이야기
https://blog.naver.com/sinatmul49/220971663298

[항공] 위성인듯 아닌듯...성층권 나는 태양광 드론

» 최초의 성층권 드론 양산모델인 에어버스의 제퍼에스.

군용 정찰기의 독무대인 성층권
태양광 드론으로 산업화 움직임

비행기가 등장한 지 약 120년이 흐른 지금, 항공산업은 우주 공간까지 포함하는 거대한 산업분야로 성장했다. 전 세계 항공여행객 수는 연간 12억명을, 우주관련산업의 시장 규모는 연간 3천억달러를 넘어섰다. 여객기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문제, 위성들이 남기는 우주쓰레기 위험이 세계의 현안으로 떠오를 정도다. 하지만 이런 걱정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한적한 하늘 영역이 있다. 하늘의 중간지대인 성층권이다.
성층권은 고도 10~50km 사이의 하늘을 말한다.  민간 제트여객기가 난류를 피하기 위해 성층권 경계지점(고도 10~11km, 일명 `대류권계면')을 순항하지만, 성층권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지점은 대략 12km부터다.  비유하자면 에베레스트산 위에 백두산을 얹은 높이다. 민간 여객기 중 성층권을 비행한 것은 20세기 후반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유일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콩코드는 고도 18km의 하늘을 마하2의 속도로 날았다. 현재 성층권은 프레데터(고도 14km), 글로벌호크(고도 18km) 같은 군사용 정찰기들의 독점 공간이다. 정찰기들이 성층권 고도를 나는 건 적의 레이더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최장수 정찰기인 미국 록히드마틴의 유투(U-2) 비행고도는 21km에 이른다.
최근 숨어 있는 이 성층권을 미래의 산업활동 무대로 키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새로운 경쟁을 이끌고 있는 것은 고고도 태양광 드론이다. 유럽의 에어버스, 미국의 보잉,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이 성층권을 누비고 다닐 드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도 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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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바람 걱정 없어 태양 에너지 쓰기 좋아
 한곳에 계속 머물 수 있어 지역 감시 등 유리

성층권에선 구름이 없어 날씨의 급변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공기 밀도가 대류권보다 크게 낮아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빨리, 더 멀리 날 수 있다. 성층권 상부의 공기 밀도는 지상의 1천분의1에 불과하다. 성층권에선 공기의 상하이동도 덜해 오랫동안 한곳에 머물 수도 있다. 구름이 없으니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성층권 드론의 비행 고도는 18km 이상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바람 때문이다. 성층권 바람은 고도 12km 부근에서 가장 강하고 고도 18~20km에서 가장 약하다. 다른 하나는 18km 이상에선 관제탑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정해진 항로 없이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하다. 드론 성능에 따라 며칠, 몇주 또는 몇달 동안 계속 비행할 수 있다. 이렇게 장기간 쓸 수 있는 위성의 특성까지 겸했다고 해서 성층권 드론을 고고도 유사 위성(HAPS: high altitude pseudo-satellit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도 18km는 온도는 무려 영하 70도에 이르고, 공기 밀도는 지상의 15분의1, 공기 압력은 지상의 20분의1(5%)에 불과하다.
성층권 드론의 가장 큰 장점은 특정 지역을 24시간 계속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계속 지구를 돌아야 하는 위성은 같은 장소를 하루 두번밖에 모니터링할 수 없지만 드론은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은 육상 및 해상 감시 활동과 대기질 측정에 유용하다. 예컨대 배타적 경제수역 감시나 산불 등의 재난 감시, 태풍 등 기상현상 관측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군용 정찰기에 의존했던 오존층 측정은 물론 직접 정찰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통신위성과 지상국 사이에서 데이터 전송 능력을 높여주는 보완 기능도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우주와 지상에 필요한 통신 인프라를 줄이는 부수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성층권 드론은 기존 위성에 비해 제작비와 운영비가 매우 저렴한 것도 큰 장점이다. 최소한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위성에 비해 수십억원이면 충분하다. 필요할 때 바로 띄우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 기동성이 좋고, 지상에서 조작하기도 쉽다.
drone10-_kelleher-zephyr-034-editsideshotfullzephyr.jpg » 영국 판버러에 있는 제퍼에스 생산공장. 비비시에서 인용

유럽 에어버스의 제퍼에스 26일 연속 비행 기록

성층권 드론 개발의 관건은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날개는 길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 밀도가 낮은 성층권에서 저속으로 날기에 충분한 양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서 동체 소재는 가볍고 강한 탄소섬유를 쓴다.
가장 앞서 있는 것은 유럽의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가 개발한 제퍼에스(Zephyr S)다. 날개 길이 25m, 무게 75kg인 태양광 드론 ‘제퍼에스’는 2018년 8월 26일(정확히는 25일23시간57분) 연속 비행 기록을 세웠다. 오존층 바로 아래쪽인 고도 23Km 성층권에서 최대 5kg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지난해 영국 북동부의 도시 판버러에 제퍼 드론 발명가 크리스 켈러허(Chris Kelleher)의 이름을 딴 양산공장 `켈러허'를 짓고 가동을 시작했다. 에어버스는 최초의 성층권 드론 양산모델인 제퍼에스를 연간 30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영국에서 3대의 주문이 들어왔다. 지난해 12월엔 호주 서부 윈드햄에 제퍼를 위한 고고도 유사위성 비행기지도 만들었다. 비행기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한적한 곳인데다 날씨 변화가 심하지 않은 곳이다. 그러나 기체가 가벼워 시험비행에서 고도를 높이는 중에 센 바람을 만나 추락하는 사고가 올들어서만 두차례나 발생해 고심하고 있다.
drone9-제퍼 비행센터.jpg » 에어버스가 오스트레일리아에 만든 제퍼에스 전용 비행장. 에어버스 제공
제퍼에스가 성층권에 도달하는 데는 약 8 시간이 걸린다. 하루에 1100마일(1770km)을 비행할 수 있다. 비행 중 동력을 잃고 떨어지는 경우 지상에 당도하는 데 약 90 분이 걸린다. 제퍼에스 설계책임자인 폴 스티븐스(Paul Stevens)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깃털처럼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버스는 제퍼에스 후속으로 드론의 크기를 키우고 성능을 높인 제퍼티(T)도 내놓을 계획이다. 제퍼티는 날개 길이 33m, 최대 무게 140kg이다.
drone6-odysseus-overSunsetA-Resized-800x400.jpg » 보잉이 개발중인 성층권 드론 오디세우스. 날개 길이가 74미터로 보잉 747보다 길다. 오로라플라이트사이언스 제공

보잉은 시험비행 무기한 연기로 뒤뚱

에어버스의 경쟁업체인 미국의 보잉은 자회사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Aurora Flight Sciences)를 통해 성층권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보잉의 태양광 드론 오디세우스(Odysseus)는 날개 길이가 무려 74미터나 된다. 점보 제트여객기의 대명사격인 보잉 747보다도 길다. 그러나 최근 개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 봄 첫 비행을 계획했다 두차례 연기한 데 이어 지금은 시험비행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회사쪽은 명확한 이유는 언급하지 않은 채 “살아 있는 프로그램”이라고만 설명하고 있다.
drone7-HAPSmobile.jpg »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햅스모바일의 태양광 드론 `호크30'. 햅스모바일 제공

소프트뱅크, 내년 3월 하와이서 시험비행 나서기로

최근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분 95%를 갖고 있는 미국 에어로바이론먼트(AeroVironment)와의 합작벤처기업 햅스모바일(HAPSMobile)이다. 이 회사가 개발중인 성층권 드론 호크30(HAWK 30)은 9월11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사 암스트롱비행연구센터(AFRC)에서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호크30은 날개 길이 76미터에 프로펠러가 10개나 달린 초대형 드론이다. 세계 각지에 5세대 통신망을 연결하기 위해 개발하는 것으로,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6달 동안 고도 20km의 성층권을 순항하는 게 목표다. 2020년 3월 말까지 하와이 라나이섬에서 첫 성층권 비행에 도전한다.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70마일(112km)이다. 햅스모바일은 구글의 인터넷 서비스용 성층권 풍선 `프로젝트 룬'에도 1억2500만달러를 투자했다. 룬은 올해 안에 케냐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인터넷 서비스에 풍선과 드론을 함께 활용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drone5-오드던스.jpg » 오드넌스 서베이의 고고도 태양광 드론. 유튜브 갈무리

페이스북 포기한 공장선 새 성층권 드론 제작중
중국도 지난해 고도 20km 시험비행 성공 발표

세계 최대 SNS업체 페이스북은 성층권 드론 개발에 나섰다가 중도 포기했다. 페이스북은 스텔스 폭격기와 비슷하게 생긴 태양광 드론 `아킬라'(Aquila)를 두 차례 시험비행까지 한 뒤 2018년 프로그램을 접었다. 페이스북은 대신 에어버스의 제퍼에스 드론을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킬라를 제작했던 공장에선 지금 새로운 성층권 드론이 제작되고 있다. 영국의 지도제작업체 오드넌스 서베이(Ordnance Survey)의 자회사 아스티간(Astigan)이  고해상도 지구 사진 촬영에 쓰일 성층권 드론을 개발하는 중이다. 날개 길이 38미터인 이 드론은 고도 20km에서 90일간 비행하는 걸 목표로 연내 시험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아스티간은 "드론을 이용하면 이전보다 빠르고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특정 지역의 지도를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2018년 10월 국영기업 중국항공공업집단유한공사(AVIC)가 성층권 태양광 드론 모닝스타를 개발해 20km 상공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모닝스타는 날개 길이 20미터, 날개 무게는 18.9kg에 불과하다.
dron.jpg » 전남 고흥비행센터에서 시험비행 중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고고도 태양광 드론 3호기. 항우연 제공

한국 항우연 18km 시험비행 성공...세계 세번째
내년 24시간 체공 목표 달성후 상용화 과제 마련

한국에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3년부터 본격 개발 중인 성층권 태양광 드론 `EAV-3'(Electric Aerial Vehicle-3)가 성층권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태양광 드론의 성층권 비행 성공은 미국 에어로바이론먼트의 헬리오스, 에어버스의 제퍼에스에 이어 세계 세번째다. 항우연의 드론은 2015년 처음으로 성층권 14km에 도달한 뒤 다음해엔 고도 18km까지 찍었다. 올 8월4일엔 전남 고흥비행센터에서 3호기 초도비행을 실시했다. 3호기는 이날 고도 상승 4시간만에 17km 지점까지 올라갔다. 지금까지 들어간 개발 비용은 63억원. 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항우연 항공기체계부의 이융교 박사는 "무인기를 개발해 오던 중 성층권 드론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이 에어버스밖에 없는 것을 알고 여기에 도전하면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엔 고도 18km 상공까지 올라가 24시간 체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24시간 내내 18km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고, 밤에는 12km 고도를 비행한다.
 항우연의 성층권 드론은 동체 길이 10미터, 날개 길이 20미터다. 무게는 1, 2호기는 53kg이었으나 3호기는 60kg으로 다소 무거워졌다. 더 큰 배터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무게만 20kg에 이른다. 드론에선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의 성능이 매우 중요하다. 다른 모든 부품은 국내 조달하지만 배터리만은 미국에서 수입해 쓴다.
drone4.jpg » 뒤에서 본 항우연의 고고도 태양광 드론. 항우연 제공

인공위성 대체용 아닌 보완용으로 유망할 듯

한국은 배터리산업 강국인데 어떻게 된 연유일까? 이 팀장에 따르면 안전성을 중시하는 자동차 배터리와는 달리 드론 배터리는 가볍고 효율 좋은 것이 우선인데, 이 조건을 충족해줄 수 있는 배터리가 국내에는 아직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내년 24시간 체류 성공의 열쇠도 배터리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팀장은 "48시간 이상 체공할 수 있으면 어선 감시나 기상 관측 등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며 "일단 2020년에 24시간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3~5년의 기간을 두고 부품 안정성 확보 등 상용화에 필요한 과제를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햇다. 상용화를 위해선 더 많은 장치를 달고 더 오래 날 수 있도록 드론의 덩치도 좀 더 커져야 한다. 그는 "최소한 10kg 장비는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항우연의 성층권 드론 탑재 능력은 1kg 정도다.
그렇다고 성층권 드론이 인공위성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위성에는 훨씬 크고 성능이 좋은 다양한 장비들을 실을 수 있다. 작동 기간도 위성이 드론보다 훨씬 길다. 위성은 몇년 동안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지만 드론은 기껏해야 몇주, 몇달이다. 성층권 드론은 인공위성 대체용이 아니라 보완용인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위성우주시장 조사기관 엔에스아르(NSR)는 성층권 드론을 비롯해 풍선, 비행선까지 포함한 고고도 항공기 시장이 10년 후엔 연간 17억달러(약 1조9천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약 40개 개발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2020년대는 대류권과 우주 공간 사이의 이 틈새 하늘이 새로운 시장으로 활짝 열릴 전망이다.

*지면 기사(2019.10.28.)

출처
참고논문/고고도유사위성(HAPS)의 성능과 한계

오드넌스 서베이의 아스티간 드론
아스티간 드론 유튜브

오로라플라이트, 오디세우스 비행 무기한 연기
중국 성층권 드론
햅스모바일
NSR의 시장 전망
에어버스 제퍼에스
2018년 8월 체공시간 25일 23시간57분 신기록 수립
생산공장 완공
성층권 특성
-25km 부근서 오존층(O3) 밀도가 가장 높다
-성층권 바닥 높이는 위도와 계절에 따라 달라/하한은 적도 부근서 20km까지 높을 수 있으며 겨울에는 극에서 7km까지 낮을 수 있어

2019년 10월 25일 금요일

[생활] 하루종일 앉아서 20년간 일한다면?

» 미래의 사무직 노동자 체형 예측을 토대로 만든 실물 크기 인형 엠마. 출처 PA(PRESS ASSOCIATION)

굽은등, 거북목, 볼록배, 부은다리 등
장시간 앉은 자세는 신체 기형 불러
연구팀 "규칙적인 산책 휴식 " 권고

굽은 등, 거북목, 부은 다리, 불룩 나온 배, 충혈된 눈...
영국의 한 연구팀이 지금의 사무직 노동자들이 미래에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한 체형의 변화다.
행동미래학자 윌리엄 하이암(William Higham)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영국과 독일, 프랑스의 사무직 노동자 3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금의 업무 환경을 방치할 경우 사무직 노동자들이 20년 후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를 예측한 `미래의 직장동료'(The Work Colleague of the Future) 보고서를 발표했다.
EMMA3.jpg » 출처 PA(PRESS ASSOCIATION)

연구팀은 또 예측을 토대로 만든 실물 크기의 사무직 노동자 인형 엠마도 공개했다. 엠마 인형의 기형적인 신체 특징은 바르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책상에 앉아 컴퓨터 스크린을 들여다보는 데서 형성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사무직 노동자들은 근무시간의 80% 이상을 책상에 앉아서 보낸다. 영국 사무직 노동자의 81%는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45%는 6시간 이상 앉아서 일을 한다. 프랑스 사무직 노동자는 업무시간의 3분의 1을 앉은 상태에서 보낸다. 보고서는 또 실내 공기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나쁜 공기질에 적응해 귀와 코의 털이 더 많이 자라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MMA-1.jpg » 출처 PA(PRESS ASSOCIATION)
보고서는 이어 업무와 관련한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영국 사무직 노동자의 90% 이상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곤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설문조사에 응한 영국 사무직 노동자의 50%가 눈, 49%가 등, 48%가 머리 부위의 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따라서 앉은 자세를 바로잡고, 더 많이 움직이고, 규칙적으로  걷기(산책) 휴식을 취하는 등 업무 환경을 확 바꾸지 않으면 사무실은 사람들을 환자로 만드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출처
https://www.independent.co.uk/news/uk/home-news/office-posture-chair-hunch-back-doll-health-study-a9170316.html
https://www.newshub.co.nz/home/lifestyle/2019/10/sick-life-sized-doll-suggests-scary-future-for-office-workers.html
https://futurism.com/neoscope/office-work-disfigure-human-body
보고서 보기
https://assets.fellowes.com/skins/fellowes/responsive/gb/en/resources/work-colleague-of-the-future/download/WCOF_Report_EU.pdf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AMpcM7TSjbk

2019년 10월 23일 수요일

[화보] 현미경으로 포착한 생명 세계의 예술

2019 니콘 스몰월드 사진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거북이 배아 사진. 5배 줌이다. 니콘스몰월드 제공

니콘 스몰월드 콘테스트 수상작 20점 발표
1위는 수백개 이미지로 완성한 거북이 배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세상에선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경이로운 모습들이 드러난다. 자연과 생명을 구성하는 미세한 부분들이 정교하게 얽혀 있는 모습은 신비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생명의 가치를 함께 느끼게 해준다. 과학기술의 힘을 빌어 자연과 생명에서 예술성을 찾아내는 데는 대신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일본 카메라업체 니콘이 올해 45회째를 맞은 `니콘 스몰월드 사진 콘테스트'의 수상작 20점을 21일 발표했다. 약 100개국 2천여 작품이 경쟁을 벌인 올해 콘테스트에서 대상은 미국 뉴욕 로체스터공대 출신의 현미경 기술자와 현미경 사진 작가가 함께 완성한 거북이 배아의 생생한 컬러 사진이 차지했다. 형광 현미경과 입체 현미경을 이용해 2.5cm 남짓한 거북이 배아를 5배로 확대해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수백개 이미지를 합쳐 완성했다. 사진가 테레사 쿠글러는 "현미경은 이 세상을 구성하는 아주 작은 유기체를 확대해  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생명체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게 해준다"고 말했다.
n2-stentors.jpg » 2위를 차지한 나팔벌레 사진. 40배 확대.
2위는 스탠터(나팔벌레)라고 불리는 단세포 미생물 3마리의 합성 사진이다. 모양이 서양 관악기의 나팔관을 닮았다 해서 `트럼펫 극미동물'(trumpet animalcules)이라고도 부른다. 입구 부문에 난 작은 섬모들은 이동과 먹이 섭취에 쓰인다. 40배 확대한 사진이다.
n3-alligator-embryo-stage-13-nerves-and-cartilage.jpg » 3위를 한 미국악어의 배아. 10배 확대.
 3위는 20일째를 맞은 미국악어 배아의 사진이다. 흰색은 신경, 노란색은 뼈다. 예일대 고생물학발달연구소에서 일하는 수상자는 척추동물의 몸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진 역시 수천개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다.
아래는 4~20위에 입상한 작품 중에서 고른 것들이다.
n4-Mücke-6.3x-stitch3.jpg » 4위는 6.3배로 확대한 수컷 모기.

n5-IMG_8359.jpg » 5위는 4배로 확대한 눈송이 사진이다.

 n8-DSC_8742-2.jpg » 8위를 차지한 얼어붙은 물방울.

n9-IMG_20190414_125711.jpg » 9위는 튤립 꽃봉오리의 단면.

n14-Oxyopes_dumonti-femelle-Antoine_FRANCK-Cirad.jpg » 14위는 암컷 스라소니거미.

n16-Ochi_50x_178.jpg » 16위는 50배로 확대한 집파리의 겹눈.

n17-Vitamin-C.jpg » 17위는 과일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C(아스코르브산)의 결정.

출처
https://www.nikonsmallworld.com/news/fluorescence-turtle-embryo-wins-forty-fifth-annual-nikon-small-world-competition

2019년 10월 21일 월요일

[3D프린팅] 3D 프린터, 3일만에 보트도 `뚝딱'

» 유메인팀이 만든 세계 최대 3D 프린팅 보트 공개 행사. 메인대 제공

길이 7.6미터, 무게 2.3톤 배 완성
세계 최대 3D 프린터-보트-물체
3가지 기록 동시에 기네스 등재

3D 프린팅 기술 발전과 3D 프린터 대형화에 힘입어 3D프린팅 기술이 선박 건조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국 메인대 첨단구조복합소재센터의 유메인팀이 3D 프린팅 분야에서 한꺼번에 세가지 기록을 세웠다. 세계 최대 폴리머 3D프린터로 세계 최대 3D 보트이자 세계 최대 3D 프린팅 물체를 만든 것. 쓰리디리고(3Dirigo)라는 이름의 이 배는 길이 25피트(7.6미터), 무게 5000파운드(2.27톤)로 3일만에 완성됐다.
유메인팀은 10일 세계 최대 3D프린팅 보트를 공개 행사를 갖고, 3가지 부문의 기록이 적힌 기네스 세계 기록 인증서를 받았다.
3dboat.JPG » 3D 프린터로 배를 만드는 모습. 유튜브 갈무리
유메인팀은 이날 행사 막바지에 인공 파도와 바람 발생 장치가 있는 해양공학 실험실에서 3D 프린팅 선박에 관계자들을 태우고, 이 배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감항성e(seaworthiness) 실험도 했다.
유메인팀은 이 3D 프린터로 최대 길이 100피트(30.5미터), 폭 22피트(6.7피터), 높이 10피트(3미터) 크기의 선박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시간당 500파운드까지 프린트할 수 있다고 한다.
3dboat2.JPG » 배의 감항성을 실험중인 관계자들. 메인대 제공
이 프린터는 목재에서 추출한 셀룰로스를 포함한 바이오 기반 재료를 프린팅 원료로 사용한다. 바이오 재료는 재활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다. 유메인팀은 보도자료를 통해 "목재가 50%인 3D 프린팅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보트의 틀과 부품을 훨씬 빠르고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3D프린팅 선박은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와의 협력 아래 진행되는 2천만달러짜리 바이오 기반 3D 프린팅 기술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 연구소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대 초반 3D 프린팅을 제조업 혁명을 일으킬 기술로 지목하고 집중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을 계기로 미국의 3D프린팅 기술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다.

출처
https://futurism.com/the-byte/worlds-largest-3d-printed-boat
https://umaine.edu/news/blog/2019/10/10/umaine-composites-center-receives-three-guinness-world-records-related-to-largest-3d-printer/

2019년 10월 16일 수요일

[IT] 로봇시대의 천리안...아바타 여행 시대 열리나

일본 아나홀딩스가 선보인 아바타 로봇 `뉴미'. 아나홀딩스 제공
일본 항공사, 아바타로봇 뉴미 선보여
원격조종으로 앉아서 여행, 관람 가능
카이스트, `가상 차량공유' 방안 개발
외국 기업과 상용화 기술 협력 추진
사건, 사고 현장 출동에도 활용 가능
개인과 사회 연결하는 새 통로 기대

영화 <아바타>에는 자신의 의식세계까지 투영한 완벽한 분신이 등장해 주인공을 대신해 외계 행성을 누비고 다닌다. 이 수준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자율주행차, 로봇, 영상 기술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을 여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태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아바타 여행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일본 항공사 아나(ANA)홀딩스는 15일 지바에서 열린 전자기기 박람회 `시텍 2019'(CEATEC 2019)에서 원격조종 로봇 서비스 플랫폼 `아바타인'(avatar-in)과 이에 기반한 아바타 로봇 `뉴미'(newme)를 발표했다.
아나홀딩스는 관광지나 쇼핑몰, 경기장 등에 아바타 로봇을 배치한 뒤, 고객들이 이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면서 시설을 둘러보고 쇼핑, 관광, 관람 등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2020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해 여름까지는 1000대를 배치하는 게 목표다. 원격 조종은 태블릿 피시로 한다.
아나홀딩스 가타노자카 신야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바타는 전통적인 여행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시킬 수 있다”며 "손끝에서 조작 가능한 햅틱 로봇,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인공지능의 혁신 기술을 통해 아바타가 비즈니스 및 교육에서 의료 및 엔터테인먼트에 이르는 모든 것을 바꾸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나홀딩스는 아바타가 개인과 사회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수단으로 역할할 수 있게 되면 노인, 장애인 등도 온전한 사회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아나홀딩스가 공개한 아바타 로봇 뉴미는 길쭉한 막대형 몸체 상단에 10.1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달고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도 있어 상대방과 영상 대화도 가능하다. 로봇 키는 100~150cm, 한 번 충전에 작동 시간은 3시간, 이동 속도는 시속 2.9km이다.
항공사인 아나홀딩스가 아바타 로봇 서비스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여행 서비스다. 유명 관광지에 아바타 로봇을 배치해 놓고, 집이나 병원에서 보고 싶은 곳을 원격으로 둘러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비용이나 신체 질환 등의 문제로 직접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의 대상이다. 저가항공의 등장과 함께 항공여행이 대중화했지만 전 세계 인구의 대다수는 여전히 항공여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데 착안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아나홀딩스는 이들을 아바타 관광을 통해 새로운 수요층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나홀딩스는 미국의 엑스프라이즈(XPrize)재단이 총 상금 1천만달러를 내걸고 2021년을 시한으로 열고 있는 아바타 로봇 개발 경연대회의 후원업체이기도 하다. 사용자로부터 최소 100km 떨어진 거리에서도 작동할 수 있고, 쉽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개발 조건이다.
cha1.png» 카이스트 배일한 교수가 선보인 `가상 카셰어링'. 배일한 교수 제공

국내에서도 아바타 개념과 자율주행차를 결합한 ‘가상 차량공유(virtual carsharing)' 서비스 방안이 나와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다. 카이스트 녹색교통대학원 배일한 교수가 지난 여름 선보인 것으로, 자율주행차에 원격 조종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장치를 탑재해 이를 아바타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배 교수가 공개한 시연 동영상을 보면, 이 아바타 자율주행차는 빈 운전석에 이용자의 영상이나 아바타를 노출시킨 스크린을 설치하고 운행한다. 이 스크린은 차량 밖의 사람들과 영상과 음성으로 소통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활용하면 아나홀딩스의 아바타로봇과 마찬가지로 원격 여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특히 아바타가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만큼 도보여행 수준인 아바타 로봇과 달리 훨씬 넓은 지역에서 가상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충분한 자율주행 시스템만 확보된다면 경찰, 언론사 등이 각종 사건, 사고 발생 현장에 출동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실현될 경우 자동차는 인간의 이동수단에서 인간을 대신한 이동수단, 나아가 이동형 커뮤니케이션 장치로 탈바꿈하게 된다. 배 교수는 "현재 한 외국기업과 상용화를 위한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cha2.jpg» 운전석에 말하는 아바타를 투사한 자율주행차.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가 발행하는 기술전문 미디어 <IEEE 스펙트럼>은 `가상 차량공유'를 소개한 기사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고 사람간 소통도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현재의 자율주행차가 갖고 있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cha4.jpg» 배일한 교수의 로봇드론맨.
미래학자인 배 교수는 앞서 원격 조종이 가능한 ‘로봇드론맨’(Robot Drone Man)을 선보이기도 했다. 드론에 로봇을 결합시킨 것으로 일종의 아바타 드론인 셈이다. 아바타 자율주행차를 로롯드론맨과 결합하면 아바타의 활동 범위를 훨씬 더 넓힐 수 있다.
이런 아바타형 서비스들은 실시간 영상 전송이 가능한 5G 시대가 열리면서 실현이 가능해졌다. 자율주행차, 드론 같은 미래형 이동수단과 로봇 기술의 결합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아바타 서비스 시장을 창출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9년 10월 15일 화요일

[한류] 한글 국제화 어디까지?...세종대왕이 기뻐할 지표 4가지

세종학당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외국인들. 세종학당 유튜브 갈무리

한글 배우기로 확산되는 한류 열풍
세종학당 60개국 180곳...10년새 14배
토픽 응시자·무료 학습앱 이용자 급증
미국 대학내 한국어 수강생 10년새 2배

한류 열풍이 한국 음식, 여행을 넘어 한글 배우기로 확산되고 있다. 한글 가사로 이뤄진 케이팝에 대한 사랑이 한글 학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최근의 한글 열풍엔 한글 가사를 통해 세계 젊은이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는 방탄소년단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인정해 정부는 한글 확산에 기여한 공로 등을 들어 지난해 방탄소년단에게 화관문화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당시 이낙연 총리는 훈장 수여와 관련해 "외국의 수많은 젊은이가 우리말로 된 가사를 집단으로 부르는 등 한류뿐만 아니라 한글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번지고 있는 한글 배우기 바람은 어느 정도일까? 이를 가늠하게 해주는 몇 가지 지표가 있다.
bts8.jpg
첫째는 정부가 운영하는 외국인 대상 한글학교인 세종학당 수강생 숫자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60개국 180곳(2019년 6월 기준)에 세종학당을 두고 연간 5만7천여명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2007년 세종학당 출범 첫 해엔 3개국 13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나라 수는 20배, 학당 수는 14배 늘어났다.
개설 지역으로는 아시아가 105곳으로 가장 많고, 유럽(38곳)이 그 다음이다. 이어 아메리카(29곳) 아프리카(4곳) 오세아니아(4곳) 순이다. 나라별로는 이웃 나라인 중국(29곳)과 일본(17곳)이 가장 많다. 이어 베트남이 15곳으로 3위에 올라 있다. 요즘 베트남의 한류 바람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이어 미국(11곳), 러시아(9곳), 브라질, 터키(각 5곳) 차례다. 이런 증가 추세라면 2020년엔 200곳을 거뜬히 넘어설 전망이다.
bts.jpg » 2018년 9월 유엔에서 연설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최근의 한글 배우기 열풍엔 방탄소년단 역할이 크다. 유튜브 갈무리

둘째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능력 평가 시험인 토픽(TOPIK) 응시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1997년 첫 해 2200명에서 2018년 33만명으로 무려 150배가 늘었다. 경쟁이 과열돼 최근 들어선 부정행위로 적발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셋째로 전 세계에서 3억명 이상이 이용한다는 무료 언어학습 앱 `듀오링고'(DuoLingo)에서도 한국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듀오링고의 한국어 학습 코스는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2017년 9월 시작됐다. <코리아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듀오링고에서 한국어 강좌를 듣는 사람은 330만명에 이르며, 6번째로 인기 있는 코스라고 한다.
bts3.jpg » 자료=미국 현대어문학협회
마지막으로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 수의 급증을 들 수 있다.  미국 현대어문학협회(Modern Language Association)가 미국 내 2669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보면, 2006~2016년 기간(가을학기 기준) 중 한국어 수강학생 수는 7146명에서 1만3936명으로 95% 늘었다. 이는 대학생 1천명 이상이 배우는 언어 중에서 가장 압도적인 증가율이다. 특히 21세기 들어 미국 대학에서 외국어 수강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 속에서 한글 수강생의 꾸준한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수강생 수 상위 15개 언어를 보면 대부분의 언어들은 이 기간 중 수강생 수가 줄었다. 중국어와 일본어 수강생 수가 늘기는 했지만 증가율은 각각 3%, 5%로 소폭에 그쳤다. 가장 최근인 2013~2016년으로 기간을 좁혀 보면, 수강생이 늘어난 언어는 한글과 일본어뿐이다. 증가율에선 한글이 13.7%로 일본의 3%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한글은 이제 미국 대학에서 10번째로 많이 배우는 언어가 됐다. 미국 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외국어는 스페인어로 71만2천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이어 프랑스, 독일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아랍어, 라틴어, 러시아어 차례다.

출처
https://www.statista.com/chart/19598/increase-in-students-enrolled-in-different-language-classes-at-us-universities/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80313000826
https://news.mla.hcommons.org/2018/02/26/new-mla-report-documents-trends-in-language-study/
보고서 보기
https://www.mla.org/content/download/83540/2197676/2016-Enrollments-Short-Report.pdf
보고서 모음 페이지
https://www.mla.org/Resources/Research/Surveys-Reports-and-Other-Documents/Teaching-Enrollments-and-Programs/Enrollments-in-Languages-Other-Than-English-in-United-States-Institutions-of-Higher-Education

2019년 10월 12일 토요일

[스포츠] 마침내 깨진 마라톤 2시간 벽...기록 한계는 어디까지?

킵초게가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이네오스 제공

킵초게, 1시간59분40초에 풀코스 완주
페이스메이커 41명 도움...비공인 기록
인간 한계 1시간57분58초도 가능할까

마라톤 기록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세계 최고의 마라노터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가 스포츠과학의 도움에 힘입어 마침내 세계 육상계의 숙원인 2시간 벽을 깼다. 킵초게는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1시간59분40초2에 완주했다. 100m를 평균 17초에 주파하는 속도로 2시간을 내리 달렸다. 일반 성인이 전력질주하는 속도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셈이다.
kip8.jpg » 페이스메이커들을 앞세우고 출발하는 킵초게.

킵초게는 이날 오전 8시15분(현지시각, 한국시각 오후 3시15분) 빈의 라이히스브뤼케 다리에서 7명의 페이스 메이커와 함께 출발했다. 출발 시간은 하루 전 온도, 습도, 바람 등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을 택한 결과였다. 출발 당시 온도는 섭씨 9도, 풍속은 초속 0.5~1.5미터로 마라톤을 하기엔 최적으로 조건이었다. 길은 평평하고, 길 양쪽엔 가로수가 늘어서 있어 바람을 막아줬다. 5명은 킵초게 앞에서 V자를 그리며 바람을 막아줬고, 2명은 킵초게 뒤에서 뛰었다. 이들은 4㎞를 기준으로 임무를 교대했다. 마지막 5㎞ 구간에선 페이스메이커 선수들이 킵초게와 함께 뛰었다. 이날 마라톤에는 모두 41명의 페이스메이커가 함께했다.  또 자전거를 탄 도우미들은 킵초게가 원할 때마다 음료를 즉시 건네줬고, 킵초게 앞에선 차가 킵초게 앞에 형광색 빛으로 원을 그려주며 속도를 조절해줬다. 킵초게는 이 원을 벗어나지 않게 달리면 됐다. 킵초게는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1km를 2분48~2분52초 사이에 뛰는 놀라운 정속 주파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힘이 남아도는 듯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손을 번쩍 치켜들고 결승선을 통과한 킵초게는 "인간에게 불가능한 게 없다는 걸 알려서 기쁘다. 많은 사람의 도움 속에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기록은 국제육상경기연맹이 규정하는 페이스 메이커 규정 등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공인받지는 못할 전망이다.

kip10.jpg » 언제든지 음료를 건네줄 준비가 돼 있는 자전거 도우미들.

킵초게는 이날 경기를 위해 지난 4개월간 케냐 캅타갓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한 주에 230km씩 연습 달리기를 하며 이번 도전을 준비해 왔다. 도전 경기가 펼쳐진 빈에는 지난 8일 도착했다.
마라톤 풀코스 42.195㎞를 2시간 안에 주파한다는 뜻에서 '1:59 챌린지'라는 이름이 붙은 이 도전 프로젝트는 영국의 화학 업체 이네오스(INEOS) 후원 아래 열렸다.
킵초게의 2시간 깨기 도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5월 나이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브레이킹2’란 이름의 프로젝트로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포뮬러원 경기장서 2시간 벽 깨기에 도전해 2시간25초를 기록한 바 있다. 이 때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kip9.jpg » 앞에서 달리는 차가 형광색 빛으로 속도를 조절해 줬다.

킵초게는 지난해 9월 베를린마라톤에서 78초를 단축한 세계 기록(2시간1분39초)을 세워 2시간 돌파에 대한 희망을 다시 밝혔다. 올 4월엔 역대 남자마라톤 2위 기록인 2시간2분37초로 런던 국제마라톤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8차례 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하고 3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그는 2시간 벽 돌파를 인류의 달 착륙에 비유해 왔다.

kip7.jpg » 킵초게가 케냐 국기를 들고 환호하는 관중들에 화답하고 있다.

비공인 기록이긴 하지만 킵초게가 2시간 벽을 깸에 따라 이제 관심은 공식 대회에서 이 `마의 벽'이 언제 깨질지에 쏠리게 됐다. 이와 관련해 오스트레일리아 모나시대 경제학부의 사이먼 앤거스(Simon D Angus) 교수는 지난 2월 과학저널 `스포츠와 운동 의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통계적 기법을 이용해 그 시기를 예측한 바 있다. 그는 1950년 이후 세계 마라톤 기록 분석을 토대로, 마라톤 2시간 벽 돌파 시기는 10%의 확률 조건으로 2032년이라고 예측했다. 마라톤 완주 기록은 어디까지 단축될 수 있을까? 앤거스 교수는 똑같은 10% 확률 조건에서 1시간58분5초라고 제시했다. 이는 1991년에 생리학적 분석을 토대로 산출한 마라톤 기록 한계치와 불과 7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당시 운동생리학자 마이클 조이너는 경기력을 좌우하는 3대 요소(최대산소섭취량, 젖산역치, 경제적 달리기)의 생리학적 최대치를 계산한 결과, 인간의 마라톤 기록 한계는 1시간57분58초라고 밝혔다.

출처
https://www.ineos159challenge.com/news/date-set-for-eliud-kipchoges-sub-2-hour-marathon-attempt-saturday-12th-october/
https://live.ineos159challenge.com/
https://mediacenter.ineos159challenge.com/en/press-releases

2019년 10월 11일 금요일

[자동차] 다이슨의 좌절...3년만에 전기차 개발 포기

» 다이슨이 특허출원한 전기차 디자인. 다이슨 제공
“환상적인 차 개발했지만 상업성 없어”
배터리 개발 등은 계속 진행하기로
“방향 바꾼 건 처음도 마지막도 아냐”

진공 청소기로 잘 알려진 영국의 다이슨이 전기차 개발 선언 3년만에 사업 계획을 포기했다. 세계 굴지의 청소기 업체의 좌절은 자동차 산업의 높은 진입 벽을 다시 한 번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비비시> 등에 따르면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 경은 10일(현지시각)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개발팀이 "환상적인 전기차"를 개발했지만 "상업성이 없어"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고 알렸다. 다이슨은 "자동차팀이 개발한 차는 우리의 철학에 충실하면서 접근 방식도 독창적이었다"며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구매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다이슨은 2016년 20억파운드(약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혀 다른"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뒤 5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이 부문에 투입했다. 투자금의 절반은 전기차에, 다른 절반은 전기 배터리 개발에 투입한다는 방침이었다. 지난해 10월엔 싱가포르에 전기차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첫 시제품은 이미 개발한 상태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2020년에 개발 작업을 마무리하고 2021년에 양산에 돌입하는 일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다이슨이 야심찬 꿈을 접은 건 얻는 것에 비해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전기차 제작비용을 상쇄할 만큼은 아니었다는 것. 다른 주요 자동차제조업체들은 자동차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고 그에 따라 전기차에도 투자를 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자동차 초보업체인 다이슨은 그렇지 못한 처지다. 더구나 다이슨이 개발하는 전기차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보급형이 아닌 고급형이었다.
다이슨은 나머지 자금은 배터리를 비롯한 다른 제품 개발에 쓸 것이라며 "이것은 방향을 바꾼 첫번째 프로젝트도, 마지막 프로젝트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출처

2019년 10월 8일 화요일

[진화] 사람 머리뼈 구조에서 찾아낸 황금비율

사람 머리뼈의 구조. 네이버 지식백과(서울대병원 제공)





`코뿌리점~정수리: 정수리~뒤통수점'=`1 대 1.6'
머리뼈구조, 종 복잡성 커질수록 황금비율 근접
"인간, 오랜 세월 진화 통해 우아한 조화미 구현"

어떤 물체에서 균형있고 안정감을 주는 비율을 가리킬 때 흔히들 황금비율이라고 말한다. 수학에서 비롯된 용어로 하나의 선분을 둘로 나눌 때, 긴 부분과 짧은 부분의 비를 전체와 긴 부분의 비와 같게 했을 때의 비를 가리킨다. 이 때 짧은 것과 긴 것의 비율이 `1 대 1.618'인 상태가 황금비율이다.
head6.jpg » 정오각형의 황금비율.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 제자들이 정오각형에서 이 황금비율을 처음 발견했다는 설이 있으나, 공식적인 수학적 설명은 기원전 300년 무렵에 나온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처음 등장했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정오각형의 각 꼭지점을 잇는 대각선을 그으면, 이 대각선들이 황금비율로 교차하면서 정오각형 내부에 다시 작은 정오각형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신경외과 연구진이 사람의 머리뼈(두개골)에서 황금비율을 찾아냈다. 인간의 뇌는 8개의 뼈에 둘러싸여 보호를 받고 있는데, 이 뼈의 배열이 황금비율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두개골은 앞쪽에서부터 이마뼈(전두골), 마루뼈(두정골 또는 정수리뼈), 뒤통수뼈(후두골) 순서로 이어져 있다. 그 사이에 각 뼈가 만나는 두 개의 봉합점이 있다. 하나는 이마뼈와 좌/우 양쪽 마루뼈가 만나는 정수리(bregma), 즉 머리 꼭대기 지점이다. 다른 하나는 마루뼈와 뒤통수뼈가 만나는 시옷점(lambda)이다. 만나는 지점의 모양이 한글자모의 ㅅ(시옷)모양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지점의 원래 이름인 `람다'(lambda) 역시 그리스어 알파벳의 열한째 글자로 모양(Λ, λ)이 시옷과 비슷하다.
head9.JPG » 사람 머리뼈에서 찾아낸 황금비율. 초록색(코뿌리점~뒤통수점), 파란색(코뿌리점~정수리), 빨간색(정수리~뒤통수점) 선 사이의 비율이 황금비율을 구현하고 있다. 논문에서 인용

연구진은 정상 상태의 100명의 머리뼈를 대상으로 머리뼈의 시작점이라 할 코뿌리점(비근점, nasion)과 머리뼈의 끝부분인 뒤통수점(inion)을 잇는 아치 형태의 머리뼈 선(nasioiniac arc)에서 이 뼈들이 어떤 비율로 연결돼 있는지 분석했다. 이를 위해 코뿌리점, 정수리, 시옷점, 뒤통수점 사이의 거리를 각각 측정했다. 그 결과 코뿌리점~정수리, 정수리~뒤통수점의 거리 비율이 대략 1 대 1.6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리~뒤통수점과 머리뼈 전체의 길이에 해당하는 코뿌리점~뒤통수점의 거리 비율도 1대 1.6이었다. 정수리를 기준으로 머리뼈의 앞과 뒤가 황금비율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head3.jpeg » 인간과 포유동물들의 머리뼈 구조 비교. 동물 중에선 토끼의 머리뼈가 황금비율에서 가장 멀고, 사자가 가장 가깝다. 논문에서 인용
그렇다면 인간의 머리뼈 구조는 황금비율에 맞춰 진화했을까? 연구진은 6종의 포유류(개, 원숭이 2종, 토끼, 사자, 호랑이) 동물 70마리의 머리뼈를 인간의 머리뼈와 비교했다. 그러나 이들 동물의 머리뼈에서는 황금비율을 찾을 수 없었다. 토끼의 머리뼈가 황금비율에서 가장 멀었고, 푸른원숭이, 개, 붉은털원숭이, 호랑이, 사자 순으로 황금비율에 가까웠다. 연구를 이끈 라파엘 타마고(Rafael Tamargo) 교수는 "포유동물들을 조사한 결과 종의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황금비율에 더 가까와졌다"며 "이는 중요한 인류학적, 진화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수천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인간의 머리뼈가 구조와 기능에서 우아한 조화를 구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금비율은 르네상스시대의 수학자 루카 파치올리가 황금비율의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주장하고,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신의 예술작품에 이를 적용한 이래로 균형의 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용어로 통용돼 왔다. 오늘날 우리 생활 속에서 황금비율을 접할 수 있는 제품으로는 신용카드가 있다. 신용카드의 가로는 8.56㎝, 세로는 5.398㎝이다. 가로 : 세로 비율이 1:1.586로 황금비율에 가깝다. 그러나 황금비율 예찬론은 자연에 존재하는 무수한 비율 가운데 일부의 사례를 과장하거나, 우연의 일치를 필연의 결과로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이란 비판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두개안면외과저널'(Journal of Craniofacial Surgery) 9월호에 실렸다.

출처
https://www.sciencealert.com/the-golden-ratio-has-been-found-in-the-human-skull-but-exactly-what-does-it-mean?
http://www.sci-news.com/othersciences/mathematics/human-skull-dimensions-golden-ratio-07668.html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9/10/191003083252.htm
https://new.qq.com/rain/a/20191006A0BS25
논문 보기
https://journals.lww.com/jcraniofacialsurgery/Fulltext/2019/09000/Mammalian_Skull_Dimensions_and_the_Golden_Ratio.34.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