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30일 화요일

`외계행성 사냥꾼' 케플러 우주망원경 은퇴

kepler_eof_08-01-ws-oil-paint_filter.jpg » 수많은 행성들에 둘러싸인 케플러 우주망원경 상상도. 나사 제공

사상 첫 외계행성 탐사 활동 마쳐
9년 활동 끝 2600여개 행성 발견

미 항공우주국(NASA)의 첫 행성 탐사선인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9년간의 활동을 마치고 은퇴한다. 나사는 30일(현지시간)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탐사 활동에 필요한 연료가 모두 고갈됨에 따라 현재의 궤도에서 은퇴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케플러는 그동안 태양계 바깥에서 2600개 이상의 행성을 발견했다. 토머스 주부큰(Thomas Zurbuchen) 부국장은 "케플러는 나사 최초의 행성 사냥꾼으로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으며 태양계 너머의 생명체 탐사를 위한 길을 닦았다"고 밝혔다. 그는 "케플러의 발견들은 우주 속에 있는 우리를 새롭게 조명하고 별세계의 신비와 가능성에 빛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케플러 발견을 토대로 한 최근 분석에 따르면, 밤하늘에 보이는 별의 20~50%는 지구와 크기가 비슷한 암석행성을 거느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별(항성)의 해비터블 존(거주가능구역) 안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이 행성들과 부모별의 거리가 행성 표면에 물이 액체 상태로 있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걸  뜻한다. 케플러가 발견한 가장 일반적인 크기의 행성은 사실 태양계에는 없는 생소한 것들이다. 케플러는 또 행성들이 매우 밀집돼 있는 항성계도 많이 발견했다. 이 행성들은 부모별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태양계의 행성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매우 성기게 보인다.
kepler186f_artistconcept_0_0.jpg »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2009년 발사 후 처음으로 발견한 지구 크기의 외계행성 `Kepler-186f' 상상도. 나사 제공

데이터 모두 분석하려면 10년 이상 걸릴 듯

케플러 미션 출범 당시 책임연구관이었던 윌리엄 보루키는 "35년 전 처음 이 임무를 구상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리는 태양계밖의 어떤 행성도 알고 있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빛이 희미해지는 것을 잡아 별의 크기를 측정해 왔다. 2009년 3월6일에 발사됐을 당시엔 지구로부터 500광년 떨어져 있는 시그너스 별자리의 별 15만개를 관찰하도록 방향이 고정돼 있었다. 케플러는 4년간 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뒤 자세를 잡아주는 부품이 고장을 일으켰다. 나사는 고심 끝에 망원경의 방향을 3개월마다 바꾸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케플러의 활동을 재개시켰다. 이렇게 시작된 2단계 탐사 활동 `K2'에서 케플러가 관측한 별 숫자는 50만개 이상이나 됐다. 과학자들은 케플러가 그동안 보내온 행성 데이터를 모두 분석하려면 10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나사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을 새로운 외계행성 탐사위성 테스(TESS)를 지난 4월 발사했다. 테스가 행성 후보들을 찾아내는 방식도 케플러와 같다. 행성이 별의 앞을 지나갈 때 빛의 밝기를 분석한다.

출처
https://www.jpl.nasa.gov/news/news.php?feature=7272&utm_source=iContact&utm_medium=email&utm_campaign=nasajpl&utm_content=

파쿠르 하는 로봇 동영상의 비밀

bos.jpg » 한 발을 힘껏 내디뎌 도약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유튜브 갈무리

"20번 이상 시도 끝에 나온 장면
최선의 결과이지 평균 동작 아냐"
마크 레이버트 사장 대담서 밝혀

이달 들어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로봇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동영상에 담겨 있는 비밀이 한꺼풀 벗겨졌다.
이 회사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 최고경영자는 최근 미국의 IT전문매체 <와이어드>의 창간 25주년 기념 행사의 하나로 가진 니컬러스 톰슨 편집장과의 대담에서 "지난 12일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파쿠르 동영상은 20번 이상의 시도 끝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파쿠르는 도시 거리에 있는 인공물들을 이용해 신속하게 이동하는 기술을 말한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여러개의 커다란 계단식 구조물을 한 발의 힘을 번갈아 이용하며 지그재그 형태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동영상이 공개되자 인터넷에서는 경탄을 금치 못하는 반응들이 속출했다.
레이버트는 "비디오에서 우리는 가장 나은 동작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것이 로봇의 평균적 또는 전형적 동작은 아니다"라며 "그것은 로봇에게 주어진 희망적 목표(aspirational target)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로봇이 최상의 컨디션일 경우엔 동작 성공률이 약 90%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wi2.jpg » 로봇개 스팟이 집게손으로 쇼핑백을 집어 올리려 하고 있다. 와이어드 웹사이트 갈무리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 바라는 수준까진 못 와
현재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곳 찾는 게 우리 일"

그동안 로봇의 놀라운 동작을 볼 때마다 한편으론 로봇의 능력에 감탄하고, 다른 한편으론 미지의 로봇세상에 공포를 느꼈던 사람들로선 다소 맥빠지는 토로일 수 있다. 물론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 정도의 동작 성공률도 대단한 것이라는 반응들이 많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몇년 동안 계단 오르내리기, 문고리 돌려 문 열기, 공중제비돌기, 오뚜기처럼 일어서기, 조깅하기 등등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로봇개 스팟의 동작 능력이 급속히 발전해가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그때마다 화제를 몰고 왔다. 이 동영상 편집에는 레이버트 사장 자신도 참여해 왔다고 한다. 그는 "로봇 기술은 분명히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우리가 바라는 수준까진 오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의 와이어드 본사 건물 앞 거리에 등장한 로봇개 스팟미니의 깜짝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스팟미니는 길바닥에 놓인 쇼핑백 하나를 집어올리려 했으나 연신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레이버트는 "로봇의 영역을 계속 넓히는 것과 동시에 현재의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로봇 용도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내년 하반기에 로봇개 스팟을 시판할 계획이다. 스팟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는 고객의 몫이라고 레이버트는 말했다. 그는 "우리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것이며, 이를 토대로 사람들이 실제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낼 수 있는 생태계가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단 특정지역의 감시 순찰이나 건축공사장 모니터링 등 특화된 용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로봇이 갈 길은 여전히 멀고, 로봇이 만능기계라는 생각은 환상까지는 아니지만 아직은 비현실적이라는 얘기다.

출처
https://www.wired.com/story/boston-dynamics-spotmini-running-man/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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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9일 월요일

우리는 얼마나 많은 얼굴을 알고 있을까

photo1.jpg » 한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얼굴 숫자는 평균 5000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픽사베이

기억하고 알아볼 수 있는 얼굴 합치면 5천명 

과거 전통사회에서 인류는 한 사람당 100명 이하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인구가 늘고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어났다.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훨씬 커질 것이다. 특히 정보기술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개인적인 관계를 맺지 않아도,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다양한 정보기술 미디어를 통해 접촉하는 정치, 문화계의 유명인사들을 우리는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물론 해당분야에 대한 관심도나 기억력 등에  따라, 알아볼 수 있는 얼굴 숫자는 다를 것이다. 그런 능력이 좋은 사람을 보고 우리는 흔히 `눈썰미가 좋다'고 말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 얼굴을 알고 있을까? 영국 요크대 연구진이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계산해보는 실험을 했다. 연구진이 25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는 평균 5천명이었다.
연구진은 우선 실험참가자들에게 1시간을 주고,  가족이나 친구, 동료 등 자신의 생활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최대한 적어내달라고 주문했다. 그 다음엔 또 1시간을 주고  배우나 정치인, 음악가 등 자신이 알고 있는 유명인사들의 리스트를 적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름을 기억 못하고 얼굴만 알고 있는 경우엔 이름 대신 '고교시절 수위'처럼 설명문구를 적도록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기억을 잘 끌어낼 수 있도록 가족, 가족의 친구, 내 친구, 친구의 친구, 학교, 동료, 이웃, 가게 점원, 스포츠 친구, 커뮤니티, 전문가, 여행중 만난 사람 등 14개의 카테고리 목록을 함께 제공했다. 또 유명인을 기억해낼 경우엔 건별로 소액의 상금을 지불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이 기억해낸 얼굴은 평균 550명에 이르렀다. 참가자들은 처음엔 쉽게 많은 얼굴을 생각해냈다. 그러나 끝에 가서는 새로운 얼굴을 생각해내는 걸 힘들어했다. 이런 둔화 속도를 토대로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기억해낼 수 있는 얼굴 전체 숫자를 추정했다.

photo.jpg » 유명인의 경우 2장의 다른 사진을 보여주고 답변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했다. 사이언스매거진 유튜브

최소 1000명서 최대 1만명까지 개인 편차 커

연구진은 이어 참가자들에게 유명인 3441명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누구인지를 아는지 물었다. 스스로 기억해낼 수는 없지만, 알아볼 수는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엔 시간 제한을 두거나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았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사람별로 두 장의 다른 사진을 보여주고 답이 일치하는지도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이 실험에서 평균 약 800명을 알아봤다.
개인별로 기억해낸 유명인사의 숫자와 사진을 보고 누구인지 알아본 유명인사 숫자는 1 대 4.6의 비율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 비율을 토대로 참가자들이 알고 있는 사람 얼굴 숫자 전체를 추정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이 알고 있는 얼굴 숫자는 최소 1000명, 최대 1만명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평균은 5천명이지만, 개인별 편차는 최대 10배에 이른다.
F1.large.jpg » 실험은 기억하고 있는 얼굴과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을 확인하는 두 단계로 진행했다. 왕립학회보 논문에서 인용

사회환경, 문화권 따라 얼굴 인식 능력 차이 생길 수도

연구를 이끈 요크대 심리학과 롭 젠킨스(Rob Jenkins)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실제로 알고 있는 얼굴의 숫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뇌가 얼마나 많은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드러난 숫자는 사람들이 얼굴을 자연스럽게 기억해낼 수 있는 범위"라며 "얼굴을 얼마나 관심있게 살폈는지, 그리고 얼굴과 관련한 정보를 뇌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했는지가 알고 있는 얼굴 숫자의 차이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물론 얼굴 구별 능력의 차이는 사회적 환경에 따라서도 생길 수 있다. 예컨대 인구 밀집 지역에서 자라거나 활동 범위가 넓은 사람들은 더 많은 얼굴이 뇌에 입력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사람들이 얼굴을 읽어내는 방식은 문화권별로 다르다. 2008년 온라인 공개학술저널 <플로스 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서양인은 눈, 입 같은 얼굴의 특정 부위를 먼저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동아시아인들은 얼굴 전체를 볼 수 있는 코나 얼굴 중심 부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특성이 얼굴 구별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또 생활에서 접촉 빈도가 훨씬 적은 다른 인종의 얼굴 구별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ro.jpg »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서양인은 눈, 입 같은 특정 부위(붉은색)에, 동아시아인은 코를 비롯한 얼굴 중심(파란색)에 집중한다. '플로스 원' 논문에서 인용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 및 평가 기준선"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한 사람의 인구학적 또는 발달학적 조절변인을 평가하는 기준선, 또는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비교하는 기준선으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얼굴 구별 능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등에 대해서도 연구할 예정이다. 이번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연령대는 18~61세였으며, 평균 나이는 24세였다. 지난해 인터넷 언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소개한 미 하버드대와 다트머스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 이름을 기억하는 능력’은 22세에, ‘새 얼굴을 기억하는 능력’은 32세 최고조에 이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실렸다 .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6998-7
h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average-person-can-recognize-5000-faces-180970527/
https://www.sciencemag.org/news/2018/10/average-person-can-recognize-5000-faces?
https://medicalxpress.com/news/2018-10-people-average.html
https://www.livescience.com/63830-people-remember-5000-faces.html?
논문보기
http://rspb.royalsocietypublishing.org/content/285/1888/20181319
보도자료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8/10/181009210730.htm
연령대별 인지능력 변화
http://plug.hani.co.kr/futures/2923527
문화권별 얼굴 구별 능력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003022
https://www.livescience.com/5057-face-recognition-varies-culture.html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some-people-suffer-from-face-blindness-for-other-races/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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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미세플라스틱, 사람 똥에서도 나왔다

Mikroplastasarp.jpg » 치약에 들어 있는 미세플라스틱 알갱이. 위키미미디어 코먼스
1주일 추적 결과 참가자 모두에게서 검출
대변 10g마다 평균 20개…편차 10배나 돼

플라스틱에서 가장 큰 문제는 크기가 5mm도 안되는 깨알 만한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다. 이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생명체의 몸 속에 흡수되면서 지구 생명체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엔 생수, 수돗물, 맥주에 이어 바다소금 등 우리가 먹고 마시는 식재료에서 잇따라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번에 또 하나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사람 똥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국제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최근 열린 유럽연합위장질환학회에 보고된 것. IT기술 전문언론 <와이어드>에 따르면 사람의 배설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8개국 8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1주일 동안 섭취하는 음식 목록과 양을 기록하고, 이 기간중 대변 샘플을 채집해줄 것을 주문했다.
과학자들은 이 대변 샘플을 대상으로 플라스틱병, 쇼핑백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와 병 뚜껑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 등 10가지 유형의 미세플라스틱 존재 여부를 검사했다. 그 결과 8개의 대변 샘플 모두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검출된 플라스틱은 10가지 목록 중 9가지였으며, PET와 PP가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micro.jpg » 바다에서 검출된 미세 합성섬유 조각. 위키미디어 코먼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대변 10g마다 평균 20개였다. 가장 많은 것은 172개, 가장 적은 것은 18개로 편차가 10배에 이르렀다.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는 0.5~5mm 사이였다. 참고로 인간의 머리카락 두께는 1mm 가량이다.
실험 참가자들은 33~65세의 남성 3명과 여성 5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매일 껌을 씹었으며 6명은 해산물을 먹었다. 또 모든 참가자들은 플라스틱랩으로 씌워진 포장식품을 먹었으며, 페트병 생수를 마셨다. 그러나 어떤 식품이 얼마만큼의 미세플라스틱을 대변에 남겼는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플리머스대 해양과학자 리처드 톰슨 교수는 PET 물질이 커튼이나 옷에서 음식 접시로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micro3.jpg » 해변의 폴리스티렌 알갱이. 위키미디어 코먼스

대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은 배출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비엔나의대 필립 슈발베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장기간 인체에 남아 있으면 나중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장의 내성, 면역체계에도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체에 대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동물 연구 결과에서는 혈류, 림프계 및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은 두가지 경로로 생성된다. 하나는 세안제, 치약 같은 제품의 기능을 위해 일부러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을 만드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포장 등 덩어리가 큰 플라스틱 제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되는 경우다.
슈발베 교수는 그러나 연구에 쓰인 샘플 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로 어떤 결론을 끌어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출처
https://www.wired.com/story/your-poop-is-probably-full-of-plastic/
h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microplastics-found-lurking-human-stool-first-time-180970613/?

2018년 10월 22일 월요일

머스크, LA 지하 고속터널 12월 시범개통

bor1.jpeg » 로스앤젤레스 지하에 건설한 하이퍼루프 시범터널의 일부. 보링 컴퍼니 제공

12월10일 개통식...시민들 무료 시승
전기레일차로 최고 시속 250km 가능

스페이스엑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지하 고속터널 첫 시범구간이 곧 선보인다. 머스크는 2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오는 12월 10일 하이퍼루프 터널 개통식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도시의 첫번째 지하터널인 이 구간은 지난해 8월 당국의 허가를 받아 공사를 시작해 지난 5월 공사를 마치고 그동안 개통 준비 작업을 해왔다.
앞서 머스크는 이 터널은 기본적으로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것이며 이용요금은 단돈 1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민들은 개통식 다음날인 12월11일부터 호손에 있는 스페이스엑스 본사 옆 주차장에서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탑승장에 가려면 지하로 통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지하 엘리베이터를 만든 이유는 별도의 주차장이 아닌 주택이나 사무실 바로 밑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다. 탑승 구간은 주차장에서부터 서쪽으로 120번가 지하 2마일에 해당하는 구간이다. 승객들은 `스케이트'라는 이름의 전기레일차에 탑승하는데, 스케이트의 최고속도는 시속 250km다. 터널 운영업체인 보링컴퍼니는 "이 시험터널은 터널을 이용한 대중교통 시스템의 연구와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발혔다.

bor3.jpg » 스케이트라고 불리는 전기레일차. 보링 컴퍼니 제공

초고속 하이퍼루프의 도시형 버전

머스크는 지난해 매릴랜드주에서도 10마일 구간의 터널 구축을 승인받았다. 이 터널은 머스크가 구상중인 워싱턴~뉴욕을 단 29분만에 주파하는 하이퍼루프 터널의 첫 구간이다.
또 지난 6월에는 시카고의 오헤어국제공항에서부터 시내로 이어지는 구간 지하고속열차를 건설하는 공사를 낙찰받았다. `시카고 익스프레스 루프'라는 이름의 이 철도는 지하터널을 통해 전기레일차로 12분만에 공항터미널에서 도심 37블록 중심지까지 주파한다.
머스크는 지난 2013년 차세대 도시간 교통 시스템으로 음속에 가까운 속도를 내는 초고속 진공운송수단 '하이퍼루프'를 건설을 처음 제안한 바 있다. 이후 2015년 말에는 이의 도시형 버전으로 도심 지하터널 건설 계획을 밝혔다. 일명 ‘어번 루프’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초고속은 아니지만, 도심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출처
https://mashable.com/article/boring-company-first-la-tunnel-opens/
https://www.boringcompany.com/testtunnel

2018년 10월 19일 금요일

로봇이 파쿠르를 하네

bos.jpg » 한 다리의 힘을 이용해 점프하는 아틀라스. 유튜브 갈무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조깅 선보인 지 5개월만에 새로운 능력 공개

눈길 걷기, 공중제비 돌기, 조깅, 그리고 파쿠르...
미국 로봇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가 새로운 동작 능력을 선보였다. 조깅하는 모습을 선보인 지 5개월만이다. 이번에 시연한 것은 파쿠르 동작이다. 파쿠르는 도시에 세워진 인공물을 이용해 신속하게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 회사가 11일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아틀라스는 한 쪽 다리의 힘을 이용해 점프하며 커다란 계단식 구조물을 성큼성큼 올라간다. 구조물을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팔을 뻗어 몸의 중심을 잡아가며 오른쪽, 왼쪽으로 몸을 이동시키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람이다. 높이가 40cm나 되는 계단형 구조물이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고 거침없이 올라간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아틀라스는 컴퓨터 눈을 이용해 착지할 지점을 정확하게 포착할 줄 안다”고 설명했다.

bos3.jpg » 한 다리를 쭉 뻗어 통나무를 넘는다. 유튜브 갈무리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휴머노이드"

계단식 구조물에 앞서 맞닥뜨린 통나무를 넘는 동작 능력도 한 단계 향상됐다. 이전엔 통나무 앞에서 잠시 멈춰선 뒤 두 발로 폴짝 뛰는 방식이었으나, 이번엔 사람이 허들을 넘듯 한 발을 앞쪽으로 쭉 뻗으며 가뿐히 통과했다.
2013년 첫 선을 보인 아틀라스는 이 회사 스스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휴머노이드"라고 부르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체중은 75kg이다. 지난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에 인수됐다. 이 회사는 2019년에 또다른 간판 로봇인 로봇개 `스팟미니' 1000대를 시판할 예정이다.



참고자료

데뷔에서 지금까지-아틀라스 5년 진화사

2018년 10월 18일 목요일

100% 자동화한 로봇 상추농장 탄생

transplantersmall.jpg » 상추를 집어 올리고 있는 로봇팔. 아이언 옥스 제공

미 실리콘밸리 신생기업 개발
"노동력 부족과 신선도 문제 해결"

로봇농부만 일하는 실내농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등장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카를로스에 있는 신생기업 아이언 옥스(Iron Ox)는 이식, 수확 등 특정 작업만이 아닌 재배 전 과정을 자동화한 수경농장을 선보였다. 이 기업 사무실 옆에 설치한 743㎡(225평) 크기의 실내농장에선 앞으로 한 해 2만6천포기의 상추를 생산한다. 이 실내 수경농장은 일반 농장에 비해 물은 90% 덜 쓰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30배가 높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수확한 채소는 우선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음식점에 공급하고, 내년부터는 식료품점에도 납품할 계획이다.
이 수경농장의 일꾼은 로봇 2대가 전부다. 하나는 자동차 크기만한 '앵거스'(Angus)란 로봇이다. 이 로봇은 온실 안에서 수경재배용 작물 상자를 옮겨주는 역할을 맡는다. 무게 450kg인 이 로봇은 최대 360kg의 상추 재배용 상자를 성장단계에 맞춰 적절한 장소로 이동시켜준다. 다른 한 대는 로봇팔이다. 로봇팔에는 4개의 라이더(Lidar) 센서와 두 대의 카메라가 있어 작물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모종 이식 등 좀 더 섬세한 작업을 떠맡는다. 두 로봇은 이 회사가 개발한 `더 브레인'(The Brain)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통해 협력한다. 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농장 전체를 살펴보면서 온도나 질소 농도, 로봇의 위치 등을 점검해 두 로봇에 적절한 임무를 부여한다. 또 해충이나 질병에 감염된 작물을 발견하면 로봇팔을 이용해 즉시 제거해준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인 브랜든 알렉산더(Brandon Alexander)는 로봇농장은 미국 신선식품 업계가 안고 있는 두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준다고 주장한다. 하나는 농업 노동력 부족 문제다. 미국에서는 현재 농업 이민의 감소와 농민들의 이탈로 농업 노동력 부족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2~2012년 사이에 농업노동력 감소로 타격을 입은 채소 및 과일 생산량은 한 해 평균 31억달러어치에 이른다. 다른 하나는 채소의 신선도 문제다. 알렉산더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하는 채소류는 농장에서 평균 2000마일을 여행해 식료품점에 도착한다. 식료품점은 보통 1주일 전에 수확한 것들을 팔게 된다.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신선식품이 아니다.

trans.jpg » 상추 재배용 상자를 옮기고 있는 로봇 '앵거스'. 아이언 옥스 제공

농업의 기술 격차 확대 위험 우려도

따라서 "로봇농장은 기본적으로 농업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인력 부족을 메워주는 것"이라고 알렉산더는 주장한다. 또 인건비 걱정 없이 도심 가까운 곳에서 작물 재배를 할 수 있어 식료품 가게에 말 그대로 신선한 채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공동창업자 존 비니(Jon Binney)는 로봇은 지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터리에 전력이 남아 있는 한 쉼 없이 일할 수 있어 농업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언 옥스는 그러나 로봇농장에서 재배한 채소가격은 당분간 일반 농장 채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자금력이 좋은 대농장과 그렇지 못한 소농간의 기술 격차를 확대시킬 위험성도 있다. 로봇의 유무가 새로운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자동화 시스템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야니스 암파치디스(Yiannis Ampatzidis) 플로리다대 농대 교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이 농장을 최초의 완전한 로봇농장으로 소개했다. 보워리(Bowery), 플렌티(Plenty) 등 로봇농장 개발에 나선 기업들은 여럿 있지만, 아이언 옥스처럼 재배 전 과정을 자동화한 곳은 아직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언 옥스의 로봇농장에서도 사람이 관여하는 일은 있다. 최초의 파종과 수확 작업엔 사람이 개입한다. 이 회사는 이 과정도 자동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광합성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LED 조명도 조만간 자연 채광 온실로 대체할 계획이다.
trans3.jpg » 로봇이 재배한 상추들. 아이언 옥스 제공

재배 작물 다양성 확보가 성장성 좌우할 것

로봇농장 성공의 최대 관건은 작물의 다양성이다. 지금까지 선보인 대부분의 로봇농장들은 상추나 허브류에 국한돼 있다. 아이언 옥스도 아직은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는 로봇 시스템이 다양한 작물을 다룰 수 있을 만한 기술 단계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향후 토마토, 오이, 가지 등 신선식품 전반에까지 로봇농장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느냐가 로봇농장의 성장력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창업자인 알렉산더와 비니는 구글의 드론개발팀 엔지니어 출신으로 2년 전 6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지난 2년간 로봇농장 시스템을 개발했다.

출처
http://ironox.com/
http://www.ciokorea.com/news/39892
https://techcrunch.com/2018/10/03/iron-ox-opens-its-first-fully-autonomous-farm/
https://www.cnbc.com/2018/10/02/start-up-iron-ox-created-a-farm-run-entirely-by-robots.html
https://www.technologyreview.com/s/612230/new-autonomous-farm-wants-to-produce-food-without-human-workers/
https://thebrunswicknews.com/ap/national/meet-the-farmers-of-the-future-robots/article_6bd51025-6f1a-526d-bcf7-e280d49dc2f5.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9/2018100902004.html
농업 비용
https://www.newamericaneconomy.org/news/ten-year-decline-u-s-farm-labor-cost-u-s-economy-3-1b-annually-crop-production-report-shows/

체르노빌원전, 태양광발전소로 재탄생

ch1.jpg » 태양광발전소로 변신한 옛 체르노빌원자력발전소. 솔라체르노빌 제공

사상 최악 핵 재난 사고 32년만에
기업 사회적책임 활동의 일환으로

역사상 최악의 핵 재난 사고가 났던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원자력발전소가 32년만에 태양광발전소로 재탄생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로디나와 독일 에너지기업 에너파크(Enerparc AG)가 합작해 건설한 이 발전소는 10월5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공식 개막식을 열고 전세계에 이 사실을 알렸다.
체르노빌태양광발전소는 1986년 재난의 진원지였던 원자로 4호기에서 불과 1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1만6000㎡(4840평)에 이르는 땅 위에 3700여개의 태양 전지판을 설치했다. 두 회사가 2013년 사회적 책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컨소시엄을 결성한 지 5년만에 본 결실이다. 새 발전소는 원자로가 마지막으로 폐쇄된 때로부터 18년이 지난 올 7월1일부터 우크라이나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해 오고 있다.
ch3.jpg » 사고가 났던 원자로 4호기.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해 커다란 돔 구조물을 씌웠다. 솔라체르노빌 제공

접근금지구역의 불가피한 선택

체르노빌의 태양광발전소 변신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2600㎢에 이르는 이 지역은 접근금지 구역이다. 아직도 사람이 거주하거나 농작물을 경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야생 동물들만이 안전에 대한 경고나 위협을 받지 않은 채 서식하고 있다.
ch4.jpg » 태양광발전소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발전소 직원들.

체르노빌태양광발전소의 발전 용량은 현재 1MW다. 과거 원자력발전소 당시의 발전용량 4000MW에 비하면 아주 적은 용량이다. 하지만 이제 과거와 같은 재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발전소쪽은 앞으로 100MW까지 발전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7천명 숨지고 70만명 병 얻은 재앙의 땅

체르노빌 핵 재난은 1986년 4월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시 남쪽 130km 지점에 있는 체르노빌원자력발전소의 제4호 원자로에서 발전기 실험 도중 발생한 폭발 사고로 빚어졌다. 당시 31명이 사망한 데 이어 피폭 등의 원인으로 1991년까지 5년 동안 7000여명이 숨지고 70여만명이 치료를 받았다.
ch5.jpg » 체르노빌태양광발전소 전경.


출처
https://newatlas.com/chernobyl-solar-power-plant/56667/?utm_medium
https://www.facebook.com/pg/solarchernobyl/photos/?tab=album&album_id=2008909192733669
http://solarchernobyl.com/#!/up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전동스쿠터, 1인용 교통수단 틈새시장 될까

JUMPscooter1-e1538519159975.jpg » 우버가 내놓은 1인승 전동스쿠터 점프. 우버 제공

우버, 전동스쿠터 렌탈 시범 서비스
1달러에 5분…추가 1분마다 15센트 

호출택시형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Uber)가 새로운 운송 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동스쿠터(e-scooter) 대여 서비스다. 우버는 지난 4월 인수한 전기자전거업체 점프(Jump)의 전동스쿠터로 지난 3일부터 미 캘리포니아주 샌터모니카에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우버는 앞으로 18개월간 250대의 스쿠터를 배치해 렌탈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점프의 빨간색 전동스쿠터는 우버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우버앱의 자전거와 스쿠터 항목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스쿠터를 선택하면 된다. 스쿠터를 이용한 뒤에는 정해진 구역에 놓아두면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엔 25달러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요금은 1달러로 시작한다. 1달러를 결제하면 스쿠터 잠금장치가 풀린다. 첫 5분은 무료이며 이후 1분마다 15센트가 추가된다. 이용요금은 앱에 미리 저장해 놓은 카드로 알아서 결제된다.
전동스쿠터는 요즘 미국 도시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적합한 운송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우버는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또는 사무실에서 인근 식당까지 이동하는 데 유용한 운송수단"이라고 설명한다. 우버는 스쿠터를 예약한 고객이 인수 장소로 가는 도중 다른 스쿠터가 있으면 이를 알려주는 '스쿠터 스왑'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우버의 스쿠터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세그웨이 본사 나인봇에서 제작했다. 이 회사는 경쟁사인 버스, 라임, 리프트에도 스쿠터를 공급하고 있다.
JUMP5.jpg » 전동스쿠터는 우버 앱을 이용해 예약한다.

'공유 이동성' 명분 좋으나 안전성 확보 관건

전동스쿠터 렌탈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터모니카에서 처음 선을 보인 신종 운송사업이다. 그러나 당국의 정식 승인없이 시작된 이 신종 서비스는 그동안 크고작은 사고로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이에 따라 샌터모니카 당국은 이를 정식 운송 서비스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당국은 지난 8월 공유 이동성 시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하고, 점프와 라임, 리프트, 버드 4개 업체에 2000대의 전동스쿠터와 1000대의 전기자전거 렌탈 시범 서비스를 승인했다. 대신 이용자들은 별도의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우버 외의 다른 업체들은 이미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세계 운송업계는 도시 과밀화, 개인화 추세에 따라 교통정체 우려가 없는 1인승 운송수단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1인승 플라잉카나 드론, 제트팩 등의 개발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들은 제작비가 많이 들고 기술 개발도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전동스쿠터는 장거리용은 아니지만 값도 저렴하고 제작이나 이용 방법도 쉽다는 매력이 있다. 문제는 도로에서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샌터모니카에서 첫발을 뗀 전동스쿠터가 새로운 1인승 이동수단 서비스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http://www.smdp.com/uber-unveils-jump-scooters/169729
https://www.theverge.com/2018/10/3/17928392/uber-electric-scooter-santa-monica-jump-dockless
https://techcrunch.com/2018/10/01/ubers-jump-bike-fleet-may-soon-double-in-size-in-sf/

2018년 10월 10일 수요일

로봇과 인간을 한 단어로 구별한다면?

binary-2175285_960_720.jpg » 한 단어로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는 미니멀 튜링 테스트 방법이 제시됐다. 픽사베이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단어 골라라"
미 연구진 '미니멀 튜링 테스트' 제안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1950년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은 이런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를 푸는 기계를 발명해 성가를 올린 그는 기계가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는 테스트 방법을 제안했다. 그가 제안한 튜링 테스트는 판정관이 벽 너머의 상대방과 5분간 문자대화를 나눠 사람인지 컴퓨터인지 알아맞히는 것이다. 컴퓨터를 사람으로 잘못 알아보는 경우가 30%를 넘으면 생각하는 기계로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었다.
지난 68년 동안 이 방법은 '생각하는 기계'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별다른 이견없이 받아들여져 왔다. 그동안 이 테스트를 통과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지금까지 이 테스트를 통과한 기계는 없다. 2014년 영국 레딩대가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이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발표하기는 했으나, 전문가들의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당시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튜링 테스트에 대해 “지금 시각에서 보면 채팅 능력을 검증하는 정도에 불과”하므로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 MIT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아주 간단한 '미니멀 튜링 테스트'(Minimal Turing Test) 방법을 제안했다. 하나의 단어로 인간과 로봇을 구분하는 방법이다. 로봇엔 어렵고, 인간은 쉽게 쓸 수 있는 단어를 골라낼 수만 있다면 유용한 방법이라고 연구진은 생각했다. 연구진은 그런 단어를 골라내기 위해 실험참가자들한테 이런 질문을 던졌다.

fi2.jpg » 실험참가자 2명 이상이 인간만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한 단어들. 원의 크기는 빈도수를 나타내며, 단어 범주별로 원의 색깔을 달리 했다. 실험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사랑-연민-인간-제발' 순으로 많아

"심판관 앞에 당신과 똑똑한 로봇이 함께 서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심판관을 볼 수는 없습니다. 심판관은 둘 중 누가 사람인지 가려낼 것입니다. 심판관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는 살 것이고, 로봇이라고 생각하는 자는 죽을 것입니다. 당신과 로봇은 둘 다 살고 싶어합니다. 심판관은 공정하고 똑똑합니다. 심판관이 말합니다. '영어 사전에서 한 단어를 골라 제출하십시오. 이 단어에 근거해 누가 사람인지 판단하겠습니다.' 당신은 어떤 단어를 선택할 것입니까?"
  자신이 로봇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납득시킬 수 있는 한 개의 단어를 고르라는 얘기다. 실험참가자 1089명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자 428가지의 단어가 쏟아졌다. 두 사람 이상의 선택을 받은 단어는 90가지였다.
가장 많은 비중(47%)을 차지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감정이나 지각 등 마음과 관련한 단어였다. 절대 다수인 85%는 감정과 관련한 것, 나머지 15%는 사고 및 행위와 관련한 것이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감정 영역에 속하는 '사랑'이었다. 전체 답변의 14%인 134명이 이 단어를 꼽았다. 이어 연민(Compassion, 33명, 3.5%), 인간(human, 30명, 3.2%), 제발(Please, 25명, 2.7 %)이 그 뒤를 이었다. 네 단어의 점유율을 합하면 모두 24%에 이른다. 연구진은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단어들을 비슷한 것끼리 묶어봤다. 그 결과 정서(행복 등), 믿음과 용서(예수 등), 음식(바나나 등), 로봇과 동물(개 등), 삶과 죽음(가족 등), 신체 기능과 비속어(성기 등) 6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이 6가지 범주에서 가장 선택빈도가 높은 단어는 자비(Mercy), 공감(Empathy), 로봇(Robot), 바나나, 살아 있는(Alive), 똥(Poop)이었다.

figure_2.jpg » 무작위로 제시한 두 개의 단어중 사람이 쓰는 단어로 선택한 비율. 똥(poop)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다. 실험사회심리학저널
가장 강력한 선별력 가진 단어는 '똥'

연구진은 2000명의 다른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2차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에게 '베스트 10'에 오른 10개의 단어 중 무작위로 2개를 고른 뒤, 사람이라면 2개 단어 중 어느 것을 더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지 물었다.
그 결과 '사랑', '자비', '연민' 같은 단어들이 선택받는 비율이 높았다. 연구진은 "이는 로봇과 사람의 마음을 구별할 때 주관적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컴퓨터는 똑똑하기는 하지만 주관적 경험을 묘사하는 단어는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는 사람들이 컴퓨터가 사람과 비슷한 감정이나 느낌을 이야기할 때 거부감을 느낀다는 언캐니밸리(uncanny valley) 효과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 단어들보다 선택 비율이 훨씬 더 높은 단어가 있었다. 바로 '똥'이었다. 입에 올리기 거북살스러운 단어가 최고의 튜링 테스트 단어로 꼽힌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진은 '똥'이란 단어가 사람의 특정한 신체 기능을 가리키는 점, 그리고 사람들한테 재미있는 감정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라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번 실험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했을 뿐, 인공지능이 주어진 질문에 어떤 답변을 하는지는 비교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는 방법으로서의 유용성을 검증한 건 아니다. 다만 인공지능의 위협이나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의 특성이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는 데는 어느 정도 유용한 방법으로 보인다. 물론 사람들의 답변이 객관적인 검토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데다 그릇된 고정관념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효과는 제한적인 측면도 있다.
대신 연구진은 한 단어로 집단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미니멀 튜링 테스트' 방식이 여러 방면에 두루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예컨대 남성과 여성,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 노인과 청년 등을 가르는 기준을 한 단어로 표현토록 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면 해당 그룹의 특성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11월호에 실렸다.

출처
https://www.psychologytoday.com/intl/blog/psyched/201809/what-minimal-turing-test-says-about-humans
https://www.firstpost.com/tech/science/a-new-minimal-turing-test-can-tell-if-youre-human-or-ai-with-a-single-word-5259761.html
논문 보기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22103117303980#!
참고
유진 구스트만의 튜링테스트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09105&cid=60335&categoryId=60335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4639

2018년 10월 4일 목요일

123년만에 첫발 뗀 우주엘리베이터

el4.jpg » 미니 우주엘리베이터 실험 상상도. 시즈오카대 웹사이트

1895년 첫 구상이 나온 지 123년만에
일 시즈오카대, 큐브샛 2대 쏘아올려
10m 케이블 위에서 왕복 실험 예정

현재 우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은 로켓을 타고 가는 것이다. 그런데 로켓이 지구 궤도를 벗어나려면 엄청난 힘이 있어야 한다. 과학자들이 계산해본 결과, 초당 11.2km의 속도로 날아갈 수 있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를 제2우주속도 또는 지구탈출 속도라고 한다. 로켓은 자칫 도중에 폭발할 위험도 있다. 좀 더 쉽게 우주로 가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발상에서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연구하고 있는 기발한 방식이 있다. 우주까지 올라갈 엘리베이터를 만들면 어떠냐는 아이디어다. 지상에서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처럼 지구에서 우주의 특정 지점까지 케이블을 연결하고, 여기에 승객이나 화물을 실어나를 컨테이너를 설치해 우주를 왕복한다는 개념이다.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하는 이 발상이 나온 건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훨씬 넘은 19세기 말이다. 로켓의 아버지로 불리는 옛 소련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Konstantin Tsiolkovsky)가 1895년 처음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당시 그는 하늘 높이 솟아오른 파리의 에펠탑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떠올렸다고 한다.
치올코프스키의 제안이 나온 지 120여년만에 처음으로 우주공간에서 우주엘리베이터 예비실험이 이뤄진다. 가장 먼저 걸음을 뗀 주인공은 미국이 아닌 일본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 23일 새벽 2시52분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을 향해화물우주선 ‘고노토리 7호기’를 발사했다. 이 우주선엔 우주정거장 비행사들에게 보낼 보급품과 함께, 우주엘리베이터 예비실험에 쓸 10cm 크기의 초소형 위성(큐브샛) ‘스타스-미(stars-me=Space Tethered Autonomous Robotic Satellite – Mini elevator)’ 2기가 탑재돼 있다.
위성제작자인 시즈오카대 연구진은 조만간 이 위성을 우주공간으로 다시 내보내, 두 위성을 연결하는 길이 10m의 강철 케이블 위에서 미니 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켜 볼 계획이다. 케이블 위에서 두 위성 사이를 왕복할 미니 엘리베이터의 크기는 가로 세로 각 3㎝에, 높이 6㎝다. 시험작동 장면은 위성에 내장된 카메라로 촬영한다.

el14.jpg » 고도 3만6천km 정지궤도에 설치될 우주엘리베이터 도착정거장. 위키미디어 코먼스

고도 3만6천km까지 케이블을 이을 수 있을까

우주 엘리베이터는 고도 3만6000㎞ 높이의 정지궤도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왜 이 높이에 설치하려 할까? 이 높이에서 지구가 지상으로 끌어들이는 중력과 위성이 바깥으로 달아나려는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 곳에 위성을 띄워 지구와 같은 속도로 움직이게 하고 케이블을 연결하면 우주엘리베이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우주엘리베이터 건설은 아래로부터 쌓아 올라가는 게 아니라 위성에서 케이블을 아래로 늘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래서부터 쌓아올리면 지구 중력을 견뎌내지 못한다. 위에서 케이블을 내려 뜨릴 때도 지구 반대방향으로 추가 달린 케이블을 같이 늘어뜨려 중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줘야 한다.
물론 이번 실험은 그야말로 아주 작은 첫 걸음에 불과하다. 우주엘리베이터가 현실화하려면 숱한 난관을 거쳐야 한다. 가장 큰 난관은 우주의 혹독한 환경을 버텨낼 수 있는 강력한 케이블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연구진은 적어도 강철보다 100배는 튼튼해야 할 것으로 본다. 탄소나노 튜브가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지만, 우주에서 엄청난 지구의 중력을 견뎌낼 수 있는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또 탄소나노튜브로 길다란 케이블을 만들 수 있는 제작기술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이 점을 근거로 우주 엘리베이터 구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인도교보다 더 긴 탄소나노튜브를 만들기 전까진 나한테 우주 엘리베이터에 관해 묻지 말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에 전기를 공급하고,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우주 쓰레기나 운석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내놓아야 한다.
el17.JPG » 적도 부근 바다에 설치될 우주엘리베이터 출발대. spaceelevatorwiki.com

우주엘리베이터를 만들려는 이유

기술적 장벽이 높은 우주엘리베이터에 도전하려는 이유는 뭘까? 과학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비용 절감을 든다. 로켓으로 우주에 사람과 화물을 보내려면 보통 운송비가 kg당 2만2000달러(약 24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우주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kg당 200달러(22만원)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현만 된다면 우주활동이 활발해질 미래에 우주엘리베이터는 우주로 가는 최고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둘째는 높은 안전성이다. 케이블에 고정돼 있는 만큼 위성을 발사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 로켓을 쓰지 않으니 폭발 위험도 없다. 연구진은 우주엘리베이터가 실현되면 시속 200km의 속도로 8일 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기술 자문을 맡고 있는 일본의 건설업체 오바야시구미는 2050년까지 우주 엘리베이터를 공급할 것이라는 구상을 2014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이 구상에 따르면 오바야시의 우주엘리베이터는 타원형 객실 6대로 구성돼 있다. 각 객실은 3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우주엘리베이터에 사용되는 케이블 총 길이는 반대편 평형 추까지 포함해 9만6000km. 잠정적으로 추정한 총 건설비용은 90억달러(10조원)다.

el19.jpg » 우주엘리베이터 개념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40년 전 SF소설에 건설 과정 자세히 담겨

정지궤도 위성에서 케이블을 늘어뜨린다는 우주엘리베이터 구상은 1960년 러시아 과학자 유리 아르츠타노프가 처음 내놓았다. SF 작가 아서 클라크는 이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1979년에 장편소설 '낙원의 샘'(1979년 작)에서 우주 엘리베이터가 건설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클라크의 소설 속에서는 고도 2만5000km 지점에 중간정거장이 설치된다. 중간정거장은 승객들의 휴식공간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동력을 공급해주는 발전소 역할을 한다. 중간정거장을 중간지점(1만8천km)보다 위에 설치하는 이유는, 이곳에 설치해야 위쪽 케이블이 절단되더라도 정거장이 지구로 추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클라크는 설명한다. 클라크에게 SF계의 노벨상이라 할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안겨준 '낙원의 샘'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엘리베이터를 다음 세기의 교통 시스템으로 진지하게 검토하는 자극제가 됐다.
사실 인류는 태고적부터 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는 상상을 해왔다. 한국의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엔 하늘로 올라가는 동앗줄이 등장한다. 엄마를 잡아먹은 호랑이를 피해 오누이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을 타고 올라가 오빠는 해님, 누이는 달님이 됐다는 이야기다. 이들을 뒤쫓던 호랑이는 하늘이 내려준 썩은 동앗줄을 타고 올라가다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수수밭에 떨어져 죽고 만다.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이 오누이를 태우고 다시 올라가는 장면이 우주엘리베이터를 연상시킨다. 서양에서도 하룻밤 사이에 하늘까지 닿은 콩나무 줄기를 타고 하늘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내용의 전래동화 '잭과 콩나무'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제 첫 걸음을 뗀 우주엘리베이터는 오누이의 동앗줄이 되어 인류의 해묵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줄까, 아니면 붉은 수숫대를 탄생시킨 호랑이의 썩은 동앗줄로 판명날까?


우주속도란 뭘까?
지상에서 쏘아 올린 물체가 지상에 다시 떨어지지 않고 지구 주위를 맴돌거나, 더 멀리 날아가 다른 천체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속도를 우주속도라고 한다. 우주속도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인공위성처럼 계속해서 지구 주위를 돌 수 있는 속도다. 이를 제1우주속도라고 한다. 초속 7.9㎞가 여기에 해당한다. 일정한 궤도를 그리며 돈다고 해서 궤도속도라고도 부른다. 둘째는 지구 중력이 끌어당기는 힘을 이겨내고 지구궤도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속도다. 이를 제2우주속도, 즉 지구탈출 속도라고 한다. 초속 11.2㎞가 기준속도다.  그러나 제2우주속도로는 태양의 중력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태양계 바깥으로 벗어나려면 훨씬 더 큰 힘이 필요하다. 이를 제3 우주속도라고 한다. 초속 16.7㎞가 이에 해당한다.
Luna_1_-_blacked.jpg » 사상 처음으로 지구탈출속도를 구현한 1959년 옛 소련의 달탐사선 '루나1호'. 위키미디어 코먼스

출처
보도자료
http://global.jaxa.jp/press/2018/09/20180923_h2bf7.html
발사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PaedKidox3U
http://fanfun.jaxa.jp/topics/detail/12708.html
관련기사
https://newatlas.com/space-elevator-stars-me-satellite/56482/
https://www.sciencenews.org/article/japan-has-launched-miniature-space-elevator
https://www.universal-sci.com/headlines/2018/9/6/japan-will-soon-conduct-the-first-test-of-elevator-movement-in-space
https://www.sciencealert.com/japan-testing-space-elevator-scale-model-shizuoka-university
https://mainichi.jp/english/articles/20180826/p2a/00m/0na/005000c
https://phys.org/news/2018-09-japan-mini-space-elevator.html?
https://www.cnet.com/news/japan-to-conduct-first-test-as-part-of-space-elevator-project/
시즈오카대 연구 현황
http://www.shizuoka.ac.jp/pressrelease/pdf/2018/PressRelease_29.pdf
http://stars.eng.shizuoka.ac.jp/starsme.html
http://stars.eng.shizuoka.ac.jp/foreword.html
공상에서 현실까지
https://futurism.com/space-elevators-from-science-fiction-to-reality/
우주엘리베이터 케이블 소재 가능한가
https://io9.gizmodo.com/5984371/why-well-probably-never-build-a-space-elevator?IR=T
오바야시구미의 구상
https://www.obayashi.co.jp/en/news/detail/the_space_elevator_construction_concept.html
http://www.abc.net.au/news/2014-09-21/japanese-construction-giants-promise-space-elevator-by-2050/5756206
https://www.cnet.com/news/japanese-company-plans-space-elevator-by-2050/
http://www.abc.net.au/news/2014-09-21/japanese-construction-giants-promise-space-elevator-by-2050/5756206(사진자료)
오바야시 구상
https://www.electronicsweekly.com/news/business/japan-starts-space-elevator-experiments-2018-08/
머스크의 우주엘리베이터 반응
https://twitter.com/elonmusk/status/559557786514632704
2050년까지는 가능할까
https://www.gaia.com/lp/content/japan-space-elevator/
국제우주엘리베이터 컨소시엄
https://isec.org/

우주엘리베이터 건설 방법
우주엘리베이터 역사
나사 우주엘리베이터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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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일 수요일

석고보드 시공하는 로봇건축공

aist-robot-1.jpg » 석고보드 시공을 위해 벽면으로 옮기고 있는 로봇 `HRP-5P'. 일본산업종합기술연구소 제공

숙련 육체노동이 필요한 건설현장
장래 숙련노동자 부족 사태 대비해
일, 시공력 갖춘 휴머노이드로봇 개발

로봇이 대체할 일자리로 첫손에 꼽히는 것이 단순 반복적인 육체노동 업무다. 실제 많은 공장에서 단순 조립 작업은 이제 로봇의 몫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작업장을 이동하며 다양한 형태의 섬세한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건축 현장이나 항공기 조립, 선박 건조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숙련노동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벽돌을 쌓는 로봇이나 벽체를 쌓아올리는 3D프린터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들 현장에서 대형 구조물을 완성하는 데는 아직도 숙련노동자의 정확한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흐름에 따라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숙련노동자가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와 함께 인구 감소가 시작된 일본에서는 사정이 더욱 절박하다.

AIST3.jpg » 로봇의 석고보드 벽면 시공 과정.

느리지만 정확한 시공능력 선보여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가 건설현장 등에서 인간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시제품을 만들었다. 연구소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HRP-5P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키 182cm, 체중 101kg으로  커다란 석고보드를 들어올려 벽체에 붙인 뒤 공구를 사용해 고정시키는 시공 능력을 보여준다. 작업 속도는 느리지만 동작은 비교적 정확하다. 연구소는 "이 로봇은 주변 환경과 물체를 입체적으로 측정해 인식하고 전신 동작을 제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머지 않은 장래에 건설산업을 비롯한 많은 산업 현장이 심각한 노동력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할 로봇 기술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고 로봇 개발 배경을 밝혔다.
이번에 선보인 HRP-5P가 기술적으로 가장 우수한 휴머노이드형 로봇은 아니다.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계단 오르내리기, 공중 제비돌기 등 훨씬 다양하고 화려한 동작능력을 보여주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로봇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힘들고 위험한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건설현장 등에 로봇을 투입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할 만하다.

HRP는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1998년부터 진행해온 인간협력형 로봇 개발 프로젝트로, 이번에 선보인 로봇은 5세대 로봇이다. HRP 로봇은 2015년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최로 열린 재난구조 로봇 경진대회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에도 참가해 10위를 했다. 이 대회의 우승은 한국 카이스트의 로봇 '휴보'가 차지했다.

출처
https://www.aist.go.jp/aist_j/press_release/pr2018/pr20180927/pr20180927.html
https://newatlas.com/aist-construction-robot-humanoid-hrp-5p/56585/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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