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미세플라스틱, 사람 똥에서도 나왔다

Mikroplastasarp.jpg » 치약에 들어 있는 미세플라스틱 알갱이. 위키미미디어 코먼스
1주일 추적 결과 참가자 모두에게서 검출
대변 10g마다 평균 20개…편차 10배나 돼

플라스틱에서 가장 큰 문제는 크기가 5mm도 안되는 깨알 만한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다. 이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생명체의 몸 속에 흡수되면서 지구 생명체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엔 생수, 수돗물, 맥주에 이어 바다소금 등 우리가 먹고 마시는 식재료에서 잇따라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번에 또 하나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사람 똥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국제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최근 열린 유럽연합위장질환학회에 보고된 것. IT기술 전문언론 <와이어드>에 따르면 사람의 배설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8개국 8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1주일 동안 섭취하는 음식 목록과 양을 기록하고, 이 기간중 대변 샘플을 채집해줄 것을 주문했다.
과학자들은 이 대변 샘플을 대상으로 플라스틱병, 쇼핑백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와 병 뚜껑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 등 10가지 유형의 미세플라스틱 존재 여부를 검사했다. 그 결과 8개의 대변 샘플 모두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검출된 플라스틱은 10가지 목록 중 9가지였으며, PET와 PP가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micro.jpg » 바다에서 검출된 미세 합성섬유 조각. 위키미디어 코먼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대변 10g마다 평균 20개였다. 가장 많은 것은 172개, 가장 적은 것은 18개로 편차가 10배에 이르렀다.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는 0.5~5mm 사이였다. 참고로 인간의 머리카락 두께는 1mm 가량이다.
실험 참가자들은 33~65세의 남성 3명과 여성 5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2명은 매일 껌을 씹었으며 6명은 해산물을 먹었다. 또 모든 참가자들은 플라스틱랩으로 씌워진 포장식품을 먹었으며, 페트병 생수를 마셨다. 그러나 어떤 식품이 얼마만큼의 미세플라스틱을 대변에 남겼는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플리머스대 해양과학자 리처드 톰슨 교수는 PET 물질이 커튼이나 옷에서 음식 접시로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micro3.jpg » 해변의 폴리스티렌 알갱이. 위키미디어 코먼스

대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은 배출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비엔나의대 필립 슈발베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장기간 인체에 남아 있으면 나중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장의 내성, 면역체계에도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체에 대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동물 연구 결과에서는 혈류, 림프계 및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은 두가지 경로로 생성된다. 하나는 세안제, 치약 같은 제품의 기능을 위해 일부러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들을 만드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포장 등 덩어리가 큰 플라스틱 제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되는 경우다.
슈발베 교수는 그러나 연구에 쓰인 샘플 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로 어떤 결론을 끌어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출처
https://www.wired.com/story/your-poop-is-probably-full-of-plastic/
h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microplastics-found-lurking-human-stool-first-time-1809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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