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8일 일요일

로봇개 스팟미니의 적수들이 나타났다

dog2.jpg » 10월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IROS 행사장에 나타난 로봇개들. 유튜브 갈무리

보스턴 다이내믹스 독주의 종말?

미국의 대표적인 로봇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자랑하는 로봇개 '스팟미니'의 독주체제가 흔들리려나? 몸집이 행동 방식이 비슷한 스팟미니의 경쟁로봇들이 잇따라 등장해 스팟미니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dog6.jpg » 눈길을 걷는 로봇개 애니멀. 애니보틱스 제공

애니멀, 발을 손처럼 사용…특기는 박자 맞춰 춤추기

현재로서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는 스위스 애니보틱스(ANYbotics)의 로봇개 애니멀(ANYmal)이다. 애니멀은 몸무게 30kg에 높이 70cm로 스팟미니보다 덩치는 조금 작지만 몸통은 훨씬 두터운 인상을 준다. 이 회사가 웹사이트를 통해 밝힌 개발 목적은 수색 및 구조작업, 산업현장의 모니터링, 엔터테인먼트 용도 등으로 스팟미니와 비슷하다. 애니보틱스는 "현재 애니멀은 4개의 다리로 비탈오르기, 걷기, 달리기, 춤, 점프, 운반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발을 들어올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등 필요할 경우 발을 손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게 애니멀의 특징이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 덕분이다. 애니보틱스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의 로봇시스템연구소(RSL) 엔지니어들이 2016년에 설립한 회사다. 애니멀의 특기는 춤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노래 박자를 분석해 그 속도에 맞춰 스스로 춤 동작 속도를 바꿀 줄 안다. 그러나 스팟미니에 비하면 춤 동작은 매우 단순하기 그지없다.

dog3.jpeg » 발로 차도 넘어지지 않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라이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로봇개 개발 초기에 보여줬던 장면을 연상시킨다. 유니트리 로보틱스 제공

라이카고, 소품 운반용이나 반려용 저가 로봇 목표

애니보틱스와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의 라이카고(Laikago)도 있다. 라이카고는 빅독에서 알파독, 스팟, 스팟미니로 이어지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기술에 빠져 있던 중국 상하이대의 대학원생 왕싱이 개발한 로봇개다. 그는 2016년 한 개인투자가의 도움을 받아 2016년 항저우에 유니트리 로보틱스라는 회사를 세우고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라이카고는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2 위성을 타고 동물로선 처음으로 우주비행을 했던 개 라이카에서 이름을 따왔다.
왕싱의 목표는 드론이나 휴대폰처럼 부담없이 구입해 일상 생활에서 소품 운반용이나 반려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로봇강아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스팟미니보다 더 작으면서 조작이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한 라이카고 개발에 애쓰고 있다. 라이카고는 현재로선 다른 두 로봇개에 비해 동작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 비탈지형에서나, 걷어차였을 때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또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무선 컨트롤러로 동작을 제어해줘야 한다. 왕싱은 일단 현재로서는 라이카고의 용도를 로봇 개발자들의 연구용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있다. 손쉽게 다른 모듈을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스팟미니가 압도한 세 로봇의 조우 현장

세 로봇개는 10월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지능로봇시스템학회(IEEE/RSJ International Conference on Intelligent Robots and Systems=IROS'2018)에서 처음으로 조우했다. 이 자리에서는 단연 스팟미니가 돋보였다. 스팟미니는 우선 몸매에서부터 가장 매끄럽고 세련된 모습을 과시했다. 또 팔굽혀펴기하듯 다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 제자리 뛰기, 몸통을 좌우로 흔들기, 넘어졌다 일어서기 등 화려한 재주를 부리며 실력을 뽐냈다. 애니멀과 라이카고는 다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이나 몸통을 약간 흔드는 정도에 그쳤다. 특히 스스로 작동할 능력이 없는 라이카고는 나중에 사람의 손에 이끌려 제 자리로 돌아가는 수모를 겪었다.
로봇개 제원 비교
이름
(회사)
키무게탑재하중동작시간
(1회 충전시)
관절
스팟미니
(보스턴 다이내믹스)
84cm30kg14kg1.5시간17개
애니멀
(애니보틱스)
70cm30kg10kg3시간360도 관절
라이카고
(유니트리 로보틱스)
60cm22kg5kg3시간12개

지난 몇년 동안 로봇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미니 독무대였다. 2019년 스팟미니 시판을 계획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최근 댄스 실력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제 경쟁로봇들까지 등장하면서 로봇개 영역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그러나 애니보틱스 공동창업자인 피터 판카우저(Péter Fankhauser)는 "디자인과 기술이 수렴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지만 로봇개 제국의 부상을 논하기에는 아직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출처
로봇개 3마리의 조우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tZnKwOv0FUA
라이카고
http://www.unitree.cc/
https://spectrum.ieee.org/automaton/robotics/robotics-hardware/this-robotics-startup-wants-to-be-the-boston-dynamics-of-china.amp.html
애니멀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511
https://www.anybotics.com/
애니멀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59&v=BW-hluW2G0E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kHBLaw5nfzk
로봇 춤 능력 분석
https://spectrum.ieee.org/automaton/robotics/robotics-hardware/spotmini-can-dance-now
스팟미니 제원
https://www.bostondynamics.com/spot-mini
애니멀 제원
https://www.anybotics.com/anymal/
라이카고 제원
http://www.unitree.cc/e/action/ShowInfo.php?classid=6&id=1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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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장자 시대가 온다...반길 만한 일일까

bil2.jpg » 머지 않아 조만장자의 탄생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픽사베이

아마존의 베이조스, 첫 1000억달러 돌파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19세기까지만 해도 최고의 갑부를 지칭하는 말은 백만장자(Millionaire, 이하 달러 기준)였다. 19세기 중반 뉴욕의 한 거물 담배업자 부음 기사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라고 한다.
억만장자(Billionaire)는 20세기 초반 독과점 심화의 산물이다. 억만장자의 재산은 백만장자의 1000배다. ‘최초의 억만장자’로 불린 사람은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John D. Rockefeller)였다. 1937년 사망 당시 그의 재산은 미국 GDP의 1.5%였다. 현재 가치로 따져 3360억달러에 이른다.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독과점금지법은 그 때문에 생겨났다. 80여년이 지난 2018년 세계의 억만장자는 경제경영전문지 <포브스> 집계 기준으로 72개국 2208명에 이른다. 이들의 부를 합치면 9조1천억달러. 한국 GDP의 6배나 된다.
올해는 특히 처음으로 자산 1천억달러를 넘는 부자가 탄생해 주목받았다. 주인공은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색인(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현재 1500억달러(약 170조원) 안팎에 이른다. 지난해 만년 세계 최고 부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를 제친 이후 격차를 갈수록 벌려가고 있다. 그가 16%의 주식 지분을 갖고 있는 아마존은 지난 9월 한때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bil1.jpg » 제프 베이조스가 2030년 9월 사상 첫 조만장자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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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첫 조만장자 탄생한다"

베이조스가 슈퍼부자의 재산 단위를 한자릿수 더 올려놓자 여기저기서 조만장자(Trillionaire)의 탄생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 전자부품 유통업체인 알에스 컴포넌트(RS Components)가 역대 블룸버그 데이터를 분석해 내놓은 보고서 `포콤마 클럽'(The Four-Comma Club)은 베이조스가 앞으로 12년 후인 2030년 9월께 세계 첫 조만장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30년은 베조스의 나이가 66세가 되는 해다. 또 세계 500대 부호의 총자산은 현재 63조5천억달러에서 2025년 100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조만장자가 탄생할 산업 후보 18가지를 꼽은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10년 안에 첫 조만장자가, 스위스의 금융그룹 크레디트 스위스(CS)는 60년 안에 11명의 조만장자가 탄생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1조달러는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한국 GDP의 3분의 2, 인구 2억6천만명이 넘는 세계 4위 인구대국 인도네시아의 GDP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달 평균 585만원을 버는 한국 도시근로자가구의 가장이 한 푼도 쓰지 않고 1600만년간 모아야 가능한 액수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글로벌 GDP 총계 80조달러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큰 재산인지 짐작이 간다.
어찌보면 믿거나 말거나 식의 전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전망들이 얼토당토 않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부의 편중이나 기업 세계의 약육강식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거침없는 사업 확장은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아마존은 창업 24년 사이에 온라인 소매업은 물론 물류,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미디어, 영화관, 식품, 약국, 보안에 이어 우주 사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9월 인도 식품 소매 체인업체인 모어를 포함해 인수합병한 기업만 80여개사에 이른다. <아마존 미래전2략 2022>의 저자인 다나카 미치야키 일본 릿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런 아마존의 행보를 두고 “‘에브리싱 스토어’를 넘어 ‘에브리싱 컴퍼니’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음성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만으로도 아마존이 2020년까지 10조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급팽창하는 아마존 왕국의 영향력에 힘입어 아마존 주가는 지난 20년 사이에 1000배 이상 뛰었다.

bil6.jpg » 글로벌화는 세계 단일 시장을 통해 부의 편중을 심화시켰다. 사진은 그물처럼 얽힌 세계 항공노선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집중과 창출...부를 증식하는 두 가지 길

부를 늘리는 경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부의 집중, 다른 하나는 새로운 부의 창출이다. 과거엔 전자가 주된 방식이었다. 고대의 영토 확장이나 근대의 식민지 침탈, 현대의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부의 축적이 전형적인 사례다. 21세기엔 기술 혁신을 통한 새로운 부의 창출이 활발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IT 대기업들이 이런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다. 물론 기술 혁신이 부로 이어지려면 성장성, 대중성, 수익성 등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부의 흐름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다. 부의 집중과 부의 창출을 연결시켜주는 통로다. 바로 인터넷에 기반한 글로벌화다. 인터넷과 글로벌화는 세계를 실시간 단일시장으로 만들어줬다. 덕분에 대기업들은 다국적을 넘어 세계 기업이 됐다. 올해로 각각 창업 20년, 14년을 맞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전세계 광고시장의 25%, 온라인 광고시장의 61%를 차지하게 된 배경이 바로 글로벌화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어떤 분야의 사업을 구상한다는 소문만 돌아도 관련 산업의 주가가 소용돌이치는 '아마존 효과'란 말까지 등장했다. 아마존의  꿈이 다른 기업엔 악몽인 셈이다.

bil4.jpg » 소행성 자원 채굴 상상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우주산업, 미래의 부를 거머쥐는 황금밭

조만장자의 탄생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우주산업이다. 우주 공간을 활용한 통신, 여행, 탐사, 개발, 각종 실험 등을 이용한 산업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황금알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소행성 자원 채굴이다. 지구에는 희귀하지만 소행성에는 풍부한 광물자원을 캐오는 사업이다. 현재로선 백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소행성 정보 웹사이트 애스터랭크(Asterank)은 최대 100조달러에 이르는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소행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세계 최고 부자 베이조스는 우주여행 실현을 위해 매년 10억달러(1조1천억원)을 우주산업에 쏟아붓고 있다. 그런데 우주 개발사업자들에겐 하나의 걸림돌이 있다. 우주의 이용에 관한 국제 조약이다. 1967년 발효된 이 조약의 정식 명칭은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서의 국가 활동을 규율하는 원칙에 관한 조약'(Treaty on Principles Governing the Activities of States in the Exploration and Use of Outer Space, including the Moon and the Other Celestial Bodies)이다. 우주조약은 '우주는 누구의 소유물도 될 수 없으며, 우주에서 얻는 이익은 인류 공통의 이익을 위해 써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개발 기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 공동의 합의가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총대를 멨다. 미국 정부는 2015년 “영리 목적의 우주 자원 이용”을 미국 시민과 기업에 허용하는 우주법(Space Act of 2015)을 제정했다. 우주의 상업화는 슈퍼부자들에겐 또 하나의 기회이지만, 사회적으론 부의 편중을 한 단계 더 심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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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빛과 나머지 그림자' 세상이 된다면

지난해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은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전세계 인구의 1%가 전세계 소득의 80% 이상을 가져가고 있으며, 최상위 부자 8명의 재산을 합치면 하위 50%인 36억명의 재산과 같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슈퍼부자들의 자산은 연평균 11% 증가하고 있다. 옥스팜은 "이런 증가 추세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25년 후 첫 조만장자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하위 50%의 소득 성장은 0인 반면, 상위 1%의 소득은 300% 성장했다. 일단 축적된 부는 가속도를 낸다. 옥스팜 분석에 따르면 억만장자의 부 가운 데 3 분의 1은 상속받은 것이다. 여기에 투자 전문가의 도움과 정치적 영향력이 덧붙여지면서 스스로 증식해가는 구조가 완성된다.  "20% 상위 소수자가 사회 전체 부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의 법칙이 발표된 때가 19세기 말이었다. 파레토의 주장은 이후 오랜 기간 부의 불평등을 설명하는 법칙으로 통용돼 왔다.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 부의 균형추는 더욱 끝으로 치우쳐 이제는 1% 사회를 말하는 형국이 됐다. 2011년 두달여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월가 점령시위는 1% 사회에 대한 항의였다. 조만장자의 탄생은 최상층 1% 내부의 또 다른 계층 분화를 시사한다. 세상이 만약 `0.1%의 빛과 나머지 그림자들'로 나눠진다면, 누가 조만장자를 반길 수 있을까?

출처
글로벌 웰스 피라미드(CS)
베이조스 첫 조만장자 전망
세계 불평등 보고서
-1980년 이후 최상층 0.1%가 쌓은 부는 하위 50%의 재산과 맞먹는다
아마존 기업인수합병 리스트
아마존 주가 추이
-1997년 10주 180달러가 2018년 9월 24만4천달러로
옥스팜 보고서 요약본
베이조스의 재산가치 비교 그래픽
옥스팜의 조만장자 전망
조만장자 탄생 전망
세계 억만장자 인덱스
애플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 2위는 아마존 9170만달러
불평등의 대물림으로 사다리 올라가기 더 어려워져
소행성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베이조스의 부와 향후 전망
저소득층의 빚이 미국 경제 떠받쳐
세계적 불균형의 심화
밀레니엄세대의 53%가 백만장자 꿈을 꾼다
옥스팜 보고서(2017년 1월)
소행성 채굴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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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2일 월요일

보이는 것에 속지 말라...`올해의 착시' 1위는?

ill1.jpg » '올해의 착시' 대상을 받은 3중 착시 작품. 유튜브 갈무리

착시 현상 발굴해 지각 시스템 연구에 활용

백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시각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언제나 실체를 곧이곧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시신경을 통해 습득한 정보와 뇌에 저장돼 있는 정보를 비교, 처리하는 과정에서 뇌가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체의 원근, 속도, 밝기 등 물체의 상태는 물론 사람의 심리나 신체 상태, 고정관념 등에 따라 사물에 대한 정보가 왜곡된다. 이처럼 사물의 실재와 일치하지 않는 지각 경험을 착시라고 부른다. 그런 점에서 모든 지각 경험에는 원칙적으로 어느 정도 착시적 요소가 개입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착시에 대한 연구는 그래서 감각의 지각 시스템과 안과/신경 질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안과의사, 신경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신경상관학회(Neural Correlate Society)는 새로운 지각, 인지 현상을 찾아내고 이에 대한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2005년부터 해마다 온라인 공모를 통해 창의적인 착시 작품 콘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1위는 3중 착시를 일으키는 입체 평면그림

14회째를 맞은 `올해의 착시 콘테스트'(The Best Illusion of the Year) 공모전의 2018년 수상작이 최근 결정됐다. 올해의 대상은 일본 메이지대 첨단수리과학연구소(MIMS) 스키하라 고키치 교수의 입체 착시 작품 `이상한 3중 물체'(Triply Ambiguous Object)가 차지했다.
네커 큐브, 슈뢰더의 계단 등 기존의 유명한 착시 이미지들은 보통 두 가지 형태의 착시를 유발한다. 반면 스기하라의 물체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세 가지 형태로 비친다. 영상을 보면 깃대를 중심으로 그림을 돌림에 따라서 뒤쪽 두 개의 거울에 비친 물체의 모습이 각기 다른 형태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한 평면 그림에 깃대를 꽂았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착시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비스듬한 방향의 사물 그림을 볼 때, 우리 뇌는 보통 그 이미지의 왜곡을 바로잡고 정상적인 입체 구조로 지각한다. 그러나 이는 그림 속의 사물의 차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세 직각 축의 비율을 알지 못할 경우엔 왜곡 현상을 바로잡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시선 방향에 따라 다른 물체로 지각하게 된다."
스기하라 교수는 작품 설명에서 "깃발에 꽂힌 막대는 중력의 방향을 나타낸 것인데, 이것이 착시를 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마녀의 반지'에서 착상한 `트위스트 운동'

2위는 영국 3개 대학의 3인이 공동제작한 작품 `트위스트 운동 착시'(Movement Illusion With a Twist)에 돌아갔다. 
비스듬하게 흐르는 노란색 리본 띠가, 배경에 있는 물방울이 위로 움직이는 데 영향을 받아 마치 리본띠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그 다음에 나타나는 역삼각형 모양의 리본띠는 위쪽으로 넓어지는 착시를, 가운데에 있는 축은 회전하는 듯한 착시를 부른다. 맨나중엔 움직이는 물방울 배경이 사라져도 착시 현상이 이어진다. 이들은 손가락에 낀 반지를 돌리면 고리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고 좁아지는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마녀의 반지'를 보고 이런 착시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색상만 바꿔줬을 뿐인데 움직이는 것처럼

3위는 영국 선덜랜드대의 2인이 낸 작품 `벌레의 시선'(A Worm’s Eye View)이다. 이 착시 이미지의 뱀은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는 것인데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영상을 보면 뱀이 움직인다는 느낌이 매우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 흰색과 흑색 띠 색상을 차례로 바꿔준 것에 불과하다. 이런 착시는 우리 눈이 두 가지 색상 중 선명한 것을 표면으로, 흐릿한 것을 배경으로 자동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밖에 일본 NTT커뮤니케이션 과학기초연구소의 가와베 다카히로 주임연구원이 제출한 `댄스윙 페이퍼스'(Danswing Papers)는 배경 색상과 휘도를 바꿔주는 것만으로 정적인 물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을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경이로운 현상'(phenomenal phenomenon)이라고 불리는 이 착시 현상은 종이 광고에 움직이는 느낌을 주는 데 유용하다고 개발자는 밝혔다.
착시 콘테스트의 1차 심사는 과학, 예술 및 과학 교육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행하며, 이들이 정한 10개의 최종후보작을 웹사이트에 공개한 뒤 인터넷 투표로 수상작을 선정한다. 1~3위 입상자에게는 각각 3천달러, 2천달러, 1천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출처
http://illusionoftheyear.com/
http://illusionoftheyear.com/cat/top-10-finalists/2018/
https://blogs.scientificamerican.com/illusion-chasers/you-wont-believe-your-eyes/
https://en.wikipedia.org/wiki/Best_Illusion_of_the_Year_Contest
https://www.iflscience.com/brain/the-winners-of-2018s-best-illusion-of-the-year-contest-have-been-announced/
1위작품 보도자료
https://www.meiji.ac.jp/koho/press/2018/6t5h7p00000t43wu.html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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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우편배달이 시작된다

post1.PNG » 우편물을 꺼내기 위해 배달 로봇에 다가가는 마을 주민. 유튜브 갈무리

노르웨이서 곧 시작...로봇 1대가 하루 100명에게 배달

기성세대의 마음 속에 우편배달원은 어린 시절 하루에 한 번씩 고대하던, 또는 뜻밖의 편지를 전해주는 정겨운 `집배원 아저씨'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우편배달 업무야말로 장시간 고된 업무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3D 직군 중의 하나다. 사고나 스트레스 등으로 해마다 목숨을 잃는 일들이 잇따른다.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의 집계에 따르면 그 숫자는 한 해 평균 17명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힘든 배달 업무를 맡을 일손이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 또 이메일이나 소셜미디어로 인해 우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고, 전문 택배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수익성도 나빠졌다.
로봇을 이용한 우편배달은 이런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는 대안이 될까? 아니면 다른 산업현장의 자동화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만을 초래할까?
노르웨이의 우편 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는 포스텐노르게(Posten-Norge)가 이목이 쏠린 가운데 곧 로봇 우편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포스텐노르게는 오슬로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자동화기술 신생기업 버디 모빌리티(Buddy Mobility)와 제휴를 맺고 우편 배달 로봇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편함에 넣는 대신 정해진 시간, 장소에서 수령

이 로봇은 다수의 우편함을 갖춘 대형 상자 모양의 이동로봇으로, 시간당 약 6km의 속도로 움직인다. 하루에 100명에게 우편 및 소포를 배달 할 수 있다고 한다.
기존 우편배달부처럼 우편물을 각 가정에 직접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앱을 통해 배달 일정을 알리면 고객이 정해진 장소로 나와 편지나 소포가 들어 있는 서랍을 열어 수령하는 방식이다. 우편 배달을 마치면 로봇은 가까운 우편물 센터로 돌아가서 다음 배달 임무를 준비한다. 또 이 시간을 이용해 충전도 한다. 로봇은 정식 데뷔에 앞서 콩스베르그 지역의 주택가에서 테스트를 거쳤다.
버디 모빌리티는 우편배달 로봇이 비용을 크게 줄여 우편물량 급감에 따른 수익 감소를 상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이 시스템을 이용한 새로운 수익원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post-deutsche-group-postbot-designboom-1-1-818x545.jpg » 독일의 집배원이 포스트봇에서 소포를 꺼내들고 있다. 도이체 포스트 제공

소포 싣고 우편배달원을 따라다니는 로봇

집배원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집배원을 보조해주는 로봇도 나왔다. 독일 우편 서비스를 맡고 있는 도이체 포스트가 지난해 가을 선보인 포스트봇(PostBot)이다. 국제 화물운송업체 DHL이 전문업체에 개발을 맡겨 제작한 이 로봇은 무거운 우편물을 싣고 우편배달원을 따라다닌다. 키 150cm 가량으로 6개의 우편함에 최대 150kg의 우편물을 운반할 수 있다. 현재 독일 몇몇 곳에서 시험 서비스를 하고 있다.

post-starship-tech.jpg » 스타십 테크놀로지스의 소형 택배 로봇. 스타십 테크놀로지스 제공

지역 단위 소규모 배달 로봇 서비스도 출현

영국 잉글랜드 버킹엄셔주에 있는 계획도시 밀턴킨스에서는 이와는 좀 다른 소규모 지역형 맞춤 택배 서비스가 시작됐다. 에스토니아 출신의 스카이프 창업자들이 설립한 스타십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가 개발한 로봇이 배달 임무를 맡는다.  이 로봇 역시 네 바퀴가 달린 소형 이동로봇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여러 곳에서 시험 서비스를 해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먼저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야 한다. 배달이 시작되는 곳은 이 지역에 있는 택배 사무소다. 소포가 이곳에 도착하면 앱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면 고객은 원하는 시간을 정해 자신이 있는 곳으로 배달해줄 것을 요청한다. 물론 이것도 앱으로 진행한다. 배달이 시작되면 소포가 어디에 있는지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바퀴 네 개가 달린 상자 모양의 이 배달로봇은 초음파 센서와 9대의 카메라, 레이더, GPS 장치를 이용해 사람과 동물을 피해가며 정확한 경로를 따라 주소지에 도착한다. 로봇이 도착하면 고객들은 앱을 통해 전송받은 개인코드로 로봇 상자를 열어 소포를 받아든다.
 일단 현재 배달이 가능한 지역은 반경 2마일 이내지만 점차 배달 지역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한다. 한 달 이용요금은 10달러이며, 이용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올해 말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4년 전 이 로봇을 개발한 이후 그동안 20개국에서 12만5천마일(20만km)을 이동하며 다양한 테스트를 거쳤다. 하지만 이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같다. 위치추적 장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도중에 분실되거나 자칫 로봇이 파손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인도를 따라 이동하지만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는 등 상황에 따라 배달 시간이 지연될 수도 있다.
배달 로봇들은 발상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배달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계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복잡한 도심에서는 운용하기 어렵다. 한적한 소도시나 읍내, 그것도 넓지 않은 지역에서만 서비스 운용이 가능하다. 집까지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장소로 직접 나가야 하므로 오히려 기존 배달 시스템보다 불편한 측면도 있다. 배달 로봇이 이런 약점들을 뚫고 과연 틈새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포스텐 노르게
https://www.digitaltrends.com/cool-tech/norway-mail-delivering-robot/
https://www.buddymobility.no/
스타십 테크놀로지
https://techcrunch.com/2018/10/31/starship-is-using-self-driving-robots-to-deliver-packages-on-demand/
https://www.bbc.com/news/uk-england-beds-bucks-herts-46045365
https://www.technologyreview.com/the-download/612370/the-worlds-first-robot-delivery-service-is-launching-in-the-uk/
도이체 포스트
https://www.digitaltrends.com/cool-tech/dhl-mail-robot-postbot/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1139535&memberNo=481955&vType=VERTICAL

2018년 11월 6일 화요일

절벽 위에서 하늘을 보다...올해 최고의 천문사진들

as0-PS36464_Transport the Soul © Brad Goldpaint.jpg » 대상을 받은 사람과 우주부문 수상작 `Transport the Soul'. 그리니치천문대 제공

대상은 사람과 땅, 우주를 함께 담은 사진

영국 그리니치천문대가 주최하는 `올해의 천문 사진'(Insight Investment Astronomy Photographer of the Year) 수상작이 발표됐다.
세계 최대 국제천문사진 경연으로 10회째를 맞은 올해 공모전에는 90여개국 4200여명의 사진가들이 작품을 제출했다. 총 11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 심사에서 영예의 대상은 미국의 사진작가 브래드 골드페인트가 ‘사람과 우주’ 부문에 제출한 사진이 차지했다. 미국 유타주 지역에서 촬영한 것으로, 절벽 위에서 사진을 찍는 작가와 밤하늘의 천체를 함께 담았다. 세계 최대의 국제천문사진 공모전인 이 행사는 자산관리업체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와 비비시 방송이 후원한다.

오로라 부문 수상작
as1-Winner_A36603_Speeding on the Aurora lane © Nicolas Lefaudeux.jpg » 오로라부문 수상작 `Speeding on the Aurora lane'.

오로라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로 진입하면서 극지방 상공의 공기 분자와 부딪혀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녹색 분홍색 적색 청색 등 다양한 빛을 낸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나게 해준다"는 평을 받았다.

as2-G32509_NGC 3521 Mysterious Galaxy © Steven Mohr.jpg » 은하 부문 수상작 `NGC 3521 Mysterious Galaxy'.

은하부문의 수상작은 지구에서 3500만광년 떨어져 있는 나선은하 NGC 3521이다. 지름만 해도 5만광년이나 된다. "머리카락을 쭈뼛 서게 하는 장관"이라는 평을 받았다.

달 부문 수상작
as3-OM35629_Inverted Colouas3-rs of the Boundary between Mare Serenitatis and Mare Tranquilitatis © Jordi Delpeix Borrell.jpg » 달 부문 수상작. 맑음의 바다와 고요의 바다 사이 경계지역의 사진이다. `Inverted Colouas3-rs of the Boundary between Mare Serenitatis and Mare Tranquilitatis'.

태양 부문 수상작
as4-OS30346_Sun King, Little King, and God of War © Nicolas Lefaudeux.jpg » 태양 부문 수상작 `Sun King, Little King, and God of War'.

태양 부문 수상작은 밝게 빛나는 코로나를 포착한 사진이다.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으로 개기일식 때 태양이 달에 가려지면서 나타난다.

행성, 혜성, 소행성 부문 수상작
as5-PCA32536_The Grace of Venus © Martin Lewis.jpg » 행성, 혜성, 소행성 부문 수상작 `The Grace of Venus'.

로보틱 스코프 부문 수상작
as6-RS36238_Two comets with the Pleiades © Damian Peach.jpg » 로보틱 스코프 부문 수상작 `Two comets with the Pleiades'.플레이아데스성단의 황소자리 별과 성간가스를 배경으로 두 개의 혜성이 추격전을 펼치는 듯한 장면이다.

하늘경치 부문 수상작
as7-S35729_Circumpolar © Ferenc Szémár.jpg » 하늘경치 부문 수상작 `Circumpolar'.

별과 성운 부문 수상작
as9-SN34173_Corona Australis Dust Complex © Mario Cogo.jpg » 별과 성운 부문 수상작 `남쪽왕관자리의 별들과 먼지'(Corona Australis Dust Complex'.

청소년 부문 수상작
as8-Y37229_Great autumn morning © Fabian Dalpiaz.jpg » 젊은 작가 부문 수상작 `Great autumn morning'.
 패트릭 무어 경 최우수신인 부문 수상작
as10-BN32150_Galaxy curtain call performance © Tianhong Li.jpg » 최우수신인 부문 수상작 `Galaxy curtain call performance'.

출처
https://www.rmg.co.uk/whats-on/astronomy-photographer-year/galleries/2018/overall-winners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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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4일 일요일

쇠락하는 자연...40년새 척추동물 60% 감소

WW3.jpg » 셸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The Giving Tree)의 표지. 위키미디어 코먼스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야기처럼

"나무와 소년은 처음엔 친구 사이였다. 그러다 소년이 커가면서 돈이 필요해졌다. 나무는 자신의 열매를 팔아 돈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었다. 어른이 돼 이번엔 집이 필요하게 됐다. 나무는 자신의 가지로 집을 짓도록 했다. 남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멀리 떠나고 싶어했다. 나무는 자신의 줄기로 배를 만들도록 했다. 노인이 된 남자가 돌아온 뒤 쉴 곳이 마땅치 않았다. 나무는 그루터기만 남은 자신에게 기대 편히 쉬도록 했다."
동화작가 셸 실버스타인의 대표작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소년에게 평생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는 사과나무의 무조건적인 사랑 이야기로 잔잔하면서고 울림이 큰 감동을 전해준다. 일생에 걸친 나무와 소년의 이야기는 인류 문명 이래 전개돼 온 자연과 인간 관계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W1.jpg » 농작물의 주요 수분매개동물인 빨간꼬리 호박벌(Bombus lapidarie). 보고서에서 인용

자연이 한 해 인간에게 주는 가치 `14경2000조원'

동화 속의 주인공 소년처럼 인간 역시 주는 것 없이 자연을 끌어다 쓰기만 해왔다. 게다가 소득이 증가하고 인구가 늘면서 그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자연자원에 대한 인류의 수요량을 나타내는 생태발자국은 지난 50년간 190%나 증가했다.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 윤세웅 사무총장은 "2018년 기준 전 세계 인구가 한국인처럼 소비한다면, 세계는 지구 3.5개가 필요하며, 한국에서 지금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8.5개의 한국이 필요할 정도로 자연자원에 대한 과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오늘날 자연이 인간의 지속적인 생활 유지를 위해 주는 베풀어주는 자원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무려 연간 125조달러(약 14경20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세계자연기금은 추정한다. 하지만 그 뒤에서 자연의 생명력은 빠른 속도로 쇠락해가고 있다.
ww7.jpg » 멸종 위기에 처한 눈표범(Panthera uncia). 인도 자무, 카슈미르주 동부 라다크에 있는 국립공원에서 촬영했다. 보고서에서 인용

열대지역 생물종 개체 수 감소 가장 커

세계자연기금이 30일 그 실태를 종합한 `지구생명보고서 2018'(Living Planet Report 2018)를 발표했다. 2년만에 발간한 이번 보고서는 2014년까지 취합된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기금이 이날 발표한 `지구생명지수'(LPI, Living Planet Index)에 따르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난 40년간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전 세계 척추동물의 개체 수가 60%나 감소했다. 지구생명지수는 이 단체가 1998년부터 발표해 오고 있는 생물다양성 지표다. 보고서는 "1970년터 2014년까지 관측된 생물종 4005종의 개체군 1만6704개를 분석한 결과 평균 60%의 개체군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물종 개체 수의 감소는 열대 지방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중남미와 카리브지역을 포함하는 신열대 지역에선 1970년에 비해 개체 수가 89%나 줄었다.  또 아마존 열대우림의 20%가 불과 50년만에 사라졌다. 전세계 어류의 가장 큰 서식지인 산호초는 30년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WW2.jpg » 감소하는 지구생명지수. 보고서에서 인용
1500년 이후 생물종 75% 감소...개발과 농업이 원인

보고서에 담긴 또다른 연구 결과도 충격적이다.  위기에 처했거나 준위협 단계에 이른 8500개 이상의 생물종을 추적한 결과 1500년부터 식물, 양서류, 파 충류, 조류, 포유류 포함한 생물종의 75%가 멸종했다. 올해 3월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IUCN 레드 리스트(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 Red List)에 담긴 내용이다.
지구 생물다양성 손실의 가장 큰 원인은 과잉 개발과 농업이다. 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인류의 소비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토지 황폐화 및 복원에 대한 평가'(LDRA)의 내용을 보면, 인류의 영향을 받지 않은 토지는 전 세계 토지 면적의 4분의1에 불과하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상황은 더욱 나빠져 2050년이 되면 전체 토지면적의 10분1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특히 습지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아, 전체 습지 면적의 87%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WW6.jpg » 토양 생물 다양성의 잠재적인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지도. 녹색은 위험도가 낮은 지역, 주황색은 위험도가 높은 지역이다. 보고서에서 인용

농작물 75% 책임지는 수분매개동물도 위험
 "2020년은 생물다양성 보존에 중요한 한 해"

이번 보고서에선 특히 전세계 농작물의 75%를 책임지는 곤충 등 수분매개동물에 대한 별도의 장이 포함돼 있다. 수분매개동물의 조력으로 결실을 맺는 작물은 가치로 따져 연간 2350~577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농경 확대와 도시 확장으로 수분매개동물이 멸종하고 있다"며 농경지의 서식지 다양성을 개선하고 토지 관리 계획에서 비농업 서식지를 포함시키는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세계자연기금은 생물다양성협약(CBD)의 2020년 목표 20개의 대부분이 달성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해가 생물다양성 보전에서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르코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다가오는 2020년에는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F), 파리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그동안의 진전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은 우선 새로운 생물다양성 협약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기로 예정된 해다. 보고서는 "11월 이집트에서 개최될 제14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4)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미래 비전과 로드맵을 마련해, 2030년부터는 생물다양성을 회복해나가는 추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은 또 `지구기온 상승 2도 억제'를 목표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근거한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이 발효되는 해이기도 하다. 2030년까지를 목표 시점으로 한 17가지의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한 중간점검도 이뤄진다. 지구생명보고서 연구협력기관인 런던동물학회 켄 노리스(Ken Norris)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통계 수치는 암담하지만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며 "자연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출처
보고서 보도자료
https://www.worldwildlife.org/pages/living-planet-report-2018
지구생명지수
http://livingplanetindex.org/home/index
보도
https://edition.cnn.com/2018/10/29/health/wwf-wildlife-population-report-intl/index.html

곽노필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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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소행성 탐사선도 `아듀'

dawn (1).jpg » 소행성 탐사선 돈. 나사 제공
케플러 우주망원경 은퇴 하루만에
11년간 베스타·세레스 소행성 탐사

인류 최초의 외계행성 사냥꾼이 퇴역한 데 이어 최초의 소행성 탐사선도 작별을 고했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지난달 30일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은퇴를 선언한 지 하루 뒤인 31일부터 소행성 탐사선 돈(Dawn)이 연료가 떨어져 지구와의 교신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나사는 10월31일과 11월1일에 예정됐던 돈과의 교신에 실패한 뒤, 원인을 분석한 끝에 돈의 연료가 떨어진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로써 돈은 11년간의 우주 활동을 마치게 됐다. 그동안 돈이 항해한 거리는 69억km에 이른다.
dawn-pia22485-16.jpg » 돈이 2018년 9월에 보내온 소행성 세레스 사진. 오른족 발게 빛나는 부분은 오케이터 분화구다.

케플러보다 2년 먼저 2007년 9월 발사된 돈은 두 개의 소행성을 연속적으로 탐사하는 임무를 띠었다. 돈은 이에 따라 1단계로 2011년 7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벨트에서 두번째로 큰 ‘베스타’(Vesta)에 도착했다. 1년간 베스타 궤도를 돌며 탐사활동을 펼친 돈은 2012년 9월 소행성벨트에서 가장 큰 왜행성 ‘세레스’(Ceres)를 향해 출발했다. 2년 반의 여행 끝에 반지름 1000km의 세레스에 도착한 돈은 이후 궤도를 돌며 지금까지 세레스를 관찰해왔다.
나사는 세레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고려해, 돈을 세레스에 추락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돈은 앞으로 수십년동안 세레스 궤도를 계속해서 돌 것으로 보인다.
소행성 탐사 임무는 현재 소행성 류구를 탐사중인 일본의 하야부사2, 소행성 베뉴를 탐사중인 미국의 오리시스렉스가 이어받고 있다.

출처
https://www.nasa.gov/press-release/nasa-s-dawn-mission-to-asteroid-belt-comes-to-end
https://newatlas.com/dawn-mission-ends/57068/